“인터넷 끊고, 공무원 막고”…공정위, 애플 임원 檢 고발

뉴시스

입력 2021-03-31 13:04 수정 2021-03-3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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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통사 경영 간섭 혐의' 조사 방해
본사 인터넷 끊고, "자료 달라" 요구 무시
상무, 보안 요원과 공무원 진입 가로막아
"조사 방해 기업·임직원, 엄중 제재할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코리아 임원을 검찰에 고발한다. 사무실 인터넷을 끊고, 공무원 앞을 가로막는 등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관해서다. 공정위가 전산 자료 접근 방해, 현장 진입 저지 행위로 형사 제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근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애플과 소속 임원이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고,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을 어긴 행위에 관해 총 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애플과 상무 류모 씨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태료는 네트워크 차단 및 미복구 행위에 2억원, 자료 미제출에 1억원이다.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최고액이다. 3억원의 과태료는 모두 애플에만 부과됐다.

김 과장에 따르면 공정위는 애플이 이동 통신 3사의 경영에 간섭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16년 6월16일 서울 강남구 소재 본사로 현장 조사를 나갔다. 애플은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제1차 현장 조사 기간(같은 해 6월16~24일) 내내 사무실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복구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애플에 ‘조사 개시 공문’과 ‘전산·비전산 자료 보존 요청서’를 제시했고, 이통사 영업 담당 부서의 PC와 e메일 자료 등의 삭제·변경·훼손·은닉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고지했다. 그럼에도 애플은 사무실 인터넷과 인트라넷 접속을 끊고, “복구해달라”는 공정위 공무원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김 과장은 “특히 애플의 이통사 경영 간섭 혐의를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 ‘AMFT’(Apple Marketing Funds Tracker)와 ‘미팅 룸’(Meeting Room)에 접속할 수 없어 전산 자료를 조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공정위는 같은 해 6월23일 “네트워크·클라우드 활용 프로그램 유무, 네트워크 단절 시각·원인, 담당자 이름·연락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애플은 2차례의 독촉(같은 해 7월4일·2017년 3월7일)에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애플의 이통사 경영 간섭 및 제1차 현장 조사 방해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2017년 11월20~23일 제2차 조사에 나섰다. 이때 류 씨는 보안 요원 및 대외협력팀 직원과 함께 공정위 공무원을 앞을 막아서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현장 진입을 30여분간 저지했다.

김 과장은 “류 씨는 공정위의 제2차 조사 당시 현장에 있던 임직원 중 최고 직급으로, 조사에 응할지를 결정할 수 있던 자”라면서 “소속 임직원의 조사 방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애플과 류 씨를 고발 대상에 포함했다”고 했다.


네트워크 차단 및 미복구, 자료 미제출, 고의적 현장 진입 저지·지연은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다만 이런 행위로 인해 애플의 이통사 경영 간섭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김 과장은 “이통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하며 관련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했기 때문에 (애플의 조사 방해 행위로 인해 경영 간섭 협의) 조사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애플의 이통사 경영 간섭 등 혐의에 동의의결제(법 위반 기업이 스스로 가져온 시정 계획안의 내용을 평가해 적절할 시 별도의 제재를 하지 않는 제도)를 받아들인 바 있다. 이번 조사 방해 행위는 형법상 공무 집행 방해와 비슷한 개념이라 동의의결제 수용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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