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개발-ESG펀드-특허공유까지… SK텔레콤-카카오 ‘기술 동맹’ 가속

신동진 기자

입력 2021-03-15 03:00 수정 2021-03-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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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지분 맞교환 이후 결과물
AI 함께 개발하며 성과 공유
중기-스타트업 지원 펀드 조성
미래사업 분야 IP풀 구축도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미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지식재산권(IP)도 상호 개방해 ‘기술 초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동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만들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ESG 경영 지원에도 나선다.

두 회사는 AI 공동개발, ESG펀드 조성, 특허 공유 등 3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2019년 10월 3000억 원 규모 지분 맞교환 이후 1년 5개월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빅테크)이 지분 교환, 사업 협력에 이어 ESG 경영에서까지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사는 올해부터 AI 공동 개발 사업에 착수하면서 여기서 나오는 결과물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및 내비게이션,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택시호출 서비스 등의 1위 업체다. 각 사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를 공유해 AI 고도화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양한 영역의 국내외 기업들과 과감하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중 처음으로 음성인식 AI 서비스 ‘누구(Nugu)’를 출시하는 등 인공지능 기반기술인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와 지난해 국내 첫 데이터 서버용 AI반도체 ‘사피온’을 개발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2017년 2월 세운 AI 원천기술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4598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가진 카카오톡을 토대로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ESG 대응에 취약한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ICT 혁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양 사는 펀드를 함께 조성한다.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재무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이 지원대상 1순위다. 공동 펀드는 카카오 벤처투자 자회사 카카오벤처스가 운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펀드 규모는 수백억 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협업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두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카카오 시즌2를 선포한 김범수 의장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에서 “시즌2에는 넥스트 비즈니스 고민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 주체자로서 우리의 역할도 포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공동 개발한 AI도 사회 기여 목적으로 학계와 스타트업에 공개할 방침이다.

기술 특허 등 IP 협력도 강화한다. 두 회사는 AI뿐 아니라 모빌리티, 메신저 분야에서 서로 경쟁했지만 이번 IP 공유로 상호 분쟁은 최대한 자제하고 글로벌 빅테크로의 도약을 위해 ‘기술 동맹’을 맺을 방침이다. AI, 플랫폼, 미디어 등 미래 사업 분야 공동 IP 풀을 구축하고 이 역시 공익 목적으로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 SK텔레콤은 특허 나눔 활동을 통해 특허 2597건을 개방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양 사는 2019년 지분 교환 이후 협력을 늘려 왔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AI 연구개발(R&D) 협의체’를 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첫 결과물로 특정 장소의 코로나19 위험도를 알려주는 ‘팬데믹 극복 AI’를 올해 상반기(1∼6월) 공개한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나오는 가상현실(VR) 게임을 만들고 컬래버레이션 이모티콘을 출시하는 등 콘텐츠 IP 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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