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떼어내면 오른다”…증권가, LG전자 목표가 줄상향
뉴스1
입력 2021-01-21 11:07 수정 2021-01-21 11:09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1.1.20/뉴스1 © News1
증권가가 LG전자에 대한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온 MC(스마트폰)사업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기업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열흘만에 LG전자 목표주가를 다시 상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증권사 중 가장 높은 23만원,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 22만원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 11일 하이투자증권은 LG전자 목표주가를 18만5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 18만원으로 올린 바 있다.
삼성증권도 지난 4일 LG전자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상향한 데 이어 약 보름만에 22만원으로 올렸다. 현대차증권은 약 4개월만에 10만5000원에서 19만원으로 높였다.
주요 증권사들이 이날 일제히 LG전자 목표가를 상향한 것은 수년간 적자를 기록해온 스마트폰 사업 철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전일 LG전자 주가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기대감으로 1만9000원(12.84%) 급등한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약 13년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 2008년 5월 15일의 16만4000원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6년동안 스마트폰 사업에서 4조7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공통 비용을 감안한 손실 규모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략 모델인 벨벳과 윙의 판매 성과가 저조했고, 5G 모멘텀도 정점을 지난 만큼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됐고 추가 카드가 제한된 상태”라며 “CES에서 이목이 집중된 롤러블폰은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해 보이지만 의미있는 판매량과 실적으로 반영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운영 방향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실제 사업 철수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주가 할인 요소가 없어져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MC본부 추정 매출액은 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8.3% 수준이지만, 영업적자 규모는 8380억원으로 추정돼 전사 영업이익(3조2000억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큰 적자를 내던 MC본부의 영업가치를 기존 -5조원에서 0으로 변경해 목표주가를 상향한다”고 말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C본부로 인한 디스카운트 요인은 지속 가능한 ROE(자기자본이익률)의 훼손, 일회성 비용의 잦은 발생으로 인한 캐시 플로우 추정의 신뢰도 저하, 전사 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은 기업 가치 산정시 할인율을 높이는 요소”라며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다면 디스카운트 해소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형우·고영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년 7000억~1조원의 적자가 발생했던 스마트폰 관련 적자 축소 방향성은 명확해졌고, 전장부문의 실적 개선에 이어 MC 사업부가 매각되면 올해 약 1조3000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면서도 “최종 결정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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