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올그룹, 에듀테크 분야 CES 첫 참가… 24시간 학습 비서 ‘이글루캡슐’ 공개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0-12-30 09:33 수정 2020-12-31 10:55
1990년대 학생들 사이에선 한 때 집중력 향상기기 열풍이 불었다. 실제 효과를 봤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가 꽤 높았다. 학부모들은 자녀 성적 향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값비싼 기기 구입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성적에 대한 고민은 숙명과도 같다. 바꿔 말하면 평생 풀어야할 숙제나 다름없다. 예전 반신반의한 기기에 너도나도 매달렸던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는 수능 세대 이전이나 코로나19 시대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입시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더 늘었다. 성인들도 사회 진출 문턱이 높아지자 점수로 결정되는 취업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교육 시장도 이 같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변화해왔다. 초창기 학원 주입식 교육이 학습에 대한 열망만 있으면 쉽게 접근 가능한 인터넷 강의 형태로 발전했다. 이제는 과거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기술이 접목된 이른바 ‘에듀테크’라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잇올그룹은 에듀테크 선구자로 꼽힌다. 당장 내년 1월 11월(현지시간)에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이하 CES)에 참가해 에듀테크 기업으로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한국식 첨단 교육 체계를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전세계 시장에 퍼뜨린다는 포부다.
백태규 잇올그룹 대표는 “잇올그룹은 잇올 스파르타(키오스크, 통합관리프로그램)와 잇올 랩 (교과 및 입시 상담)에서 수 만 건의 재원생 학습·입시·생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며 “데이터를 장시간 분석해오면서 인공지능(AI)을 접목시켜 학생들의 학습효율을 극대화하는 에듀테크 순기능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올은 7년 전부터 이미 에듀테크 체계화에 나섰다. 기존에는 수험생들에게 독학에 필요한 필수 교구를 ‘스마트 독서실 관리시스템’에서 공급해오다가 지난 2013년부터 그동안 축적된 학생들의 학습 정보를 빅데이터화 했다. 잇올에 따르면 매년 확보 중인 빅데이터는 약 6만 건에 이른다. 이를 토대로 학생 목표에 따라 유형별로 나눠 효율적인 공부 방법은 물론, 학습시간, 취약점 등을 파악해 성적 향상 최적화 모델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단순 공부법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에 기초가 되는 몸을 단련하고, 정신건강도 관리해준다.
잇올 빅데이터는 스마트 학습 시스템 관련 특허로 이어졌다. 잇올은 ▲자가 고장 진단 기능을 구비한 스마트 독서실 관리 시스템 ▲휴대단말기기를 이용한 시험 관리 시스템 ▲학습자 심리 및 건강 상태를 포함하는 전자 성적표 제공방법 및 이를 위한 시스템 ▲심리프로필에 따른 학습 스케줄 관리 시스템 및 그 방법 등을 출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인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방지 및 수업 집중도 향상 플랫폼 개발 과제’도 따냈다.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검출 ▲학습 태도 및 집중도 산출 ▲게임화 요소로 순위 및 추이 통계치 리포트 기능 등을 연구개발 중이다.
잇올그룹이 이번 CES에서 선보이는 ‘이글루캡슐’은 이 같은 빅데이터의 결정체다. 교재와 강의 개발 중심의 기존 3인칭 에듀테크 세계관에서 데이터와 학습자의 생활습관을 분석해 개인화된 학습 방법을 지도하는 1인칭 에듀테크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글루캡슐은 잇올이 지향하는 통합 에듀테크 생태계를 본격화하는 모델인 셈이다.
이글루캡슐은 5가지 핵심 가치가 기반 된다. △24시간 소통 매니저 상주 △안면인식 기술 △학습 최적화 조명 설계 및 소음 억제 △실시간 학습 자세 교정 △VR 몰입교육(Immersive Learning) 등이다.
이글루캡슐 이용자들은 캡슐 안에서 하루 스케줄을 설정하고, 매니저가 제공하는 수준 높은 교구를 스스로 학습하면서 효율성을 높인다. 이때 캡슐 안에 설치된 카메라와 이용자용 스마트 워치는 안면 움직임뿐만 아니라 심박동수를 감지해 학습 환기가 필요할 경우 매니저에 실시간 보고가 들어간다. 이글루캡슐은 이용자의 음식 섭취와 청소, 안전 상태까지 점검 가능하다. 이글루캡슐 이용자들의 상태는 별도 클라우드로 보내져 데이터로 재생산되도록 설계됐다.
이글루캡슐 플랫폼은 올해 극심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캠스터디’에 시험 적용됐다. 잇올그룹 관계자는 “캠스터디가 단순 영상 공유 방식을 벗어나 학습에 필요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과 적극적 관제 서비스로 확장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결합, 공부효율을 높이는 콘텐츠들의 플랫폼 역할도 수행했다”고 말했다.
잇올 그룹은 진일보한 학습비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전국 50개 오프라인 잇올 스파르타 직영점에 부분 적용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학습집중도 향상과 연계 서비스 정밀성 및 입체성 강화도 추진된다.
백태규 대표는 “이번 이글루 캡슐 출품을 통해 에듀테크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나아가 교육 균등화에도 기여 하겠다”며 “다양한 검증을 바탕으로 잇올 스파르타 센터 시스템과 결합해 융합 비즈니스로 베트남·중국·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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