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시대… 공기청정기 등 성능 검증기준 만든다
이건혁 기자
입력 2020-12-15 03:00 수정 2020-12-15 03:00
[위드 미세먼지 시대] <3> 집안 환기설비 믿을만한가
14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실내 공기는 외부 공기 못지않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공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800만 명 중 실내 공기오염이 원인인 경우가 54%에 이른다. 미국 환경보호국도 2018년 실내 공기의 오염물질은 적절히 환기하지 않았을 때 실외보다 최소 2배, 최대 100배까지 늘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하루 활동의 90% 이상이 이루어지는 집 안, 사무실, 학교 등 실내의 공기 질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외부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공기청정기 등이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의 성능은 대부분 실험실에서만 검증돼 소비자들은 제품을 실제로 사용했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알기 어렵다.
이에 한국기계연구원은 실제 생활환경에서 공기청정기, 주방후드, 기계식 환기설비 등이 미세먼지를 어느 정도 제거하는지 검증하고 이를 규격화해 내년 중 제공할 계획이다. 기계연은 현재 공기청정기의 실제 환경에서의 작동 성능에 대한 표준 제정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에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한방우 기계연 환경기계연구실장은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된다는 것”이라며 “향후 에어컨, 건조기, 청소기 등이 만들어내는 미세먼지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의 환기를 책임지는 기계식 환기설비와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주방후드에 대한 미세먼지 제거능력 평가 기준도 마련되고 있다. 신축 아파트 등에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기계식 환기설비는 현재 공기청정화 능력을 나타내는 규격이 없으며 주방후드는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공기 정화 능력에 대한 규격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당초 실내 이산화탄소나 가스 등을 내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식 환기설비와 주방후드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하기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주택환기설비에 적합한 미세먼지 제거용 집진필터도 개발되고 있다.
가정은 물론이고 학교, 철도, 다중이용시설 등 실내 시설에 대한 미세먼지 관리도 중요 과제다. 지난해 정부는 ‘실내공기질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2017년 m³당 39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던 미세먼지 농도를 2022년까지 m³당 35μg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학교와 유치원 등에 공기정화장치 설치, 지하철 역사와 객차 내에 전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국내 연구진은 여기에 더해 개별 실내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학교의 경우 다수의 학생이 생활하는 공간임을 감안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미세먼지를 WHO 권고 수준 이하로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실내공기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지하철의 경우 초미세먼지(PM 2.5 이하)는 물론이고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까지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맞춤형 필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기계연구원은 공기청정기, 주방후드, 기계식 환기 설비 등이 실제 생활환경에서 어느 정도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발휘하는지를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 내년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공기청정기 등 공기 정화 장치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연구와 함께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14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실내 공기는 외부 공기 못지않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공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800만 명 중 실내 공기오염이 원인인 경우가 54%에 이른다. 미국 환경보호국도 2018년 실내 공기의 오염물질은 적절히 환기하지 않았을 때 실외보다 최소 2배, 최대 100배까지 늘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하루 활동의 90% 이상이 이루어지는 집 안, 사무실, 학교 등 실내의 공기 질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외부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공기청정기 등이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의 성능은 대부분 실험실에서만 검증돼 소비자들은 제품을 실제로 사용했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알기 어렵다.
이에 한국기계연구원은 실제 생활환경에서 공기청정기, 주방후드, 기계식 환기설비 등이 미세먼지를 어느 정도 제거하는지 검증하고 이를 규격화해 내년 중 제공할 계획이다. 기계연은 현재 공기청정기의 실제 환경에서의 작동 성능에 대한 표준 제정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에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한방우 기계연 환경기계연구실장은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된다는 것”이라며 “향후 에어컨, 건조기, 청소기 등이 만들어내는 미세먼지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정은 물론이고 학교, 철도, 다중이용시설 등 실내 시설에 대한 미세먼지 관리도 중요 과제다. 지난해 정부는 ‘실내공기질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2017년 m³당 39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던 미세먼지 농도를 2022년까지 m³당 35μg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학교와 유치원 등에 공기정화장치 설치, 지하철 역사와 객차 내에 전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국내 연구진은 여기에 더해 개별 실내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학교의 경우 다수의 학생이 생활하는 공간임을 감안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미세먼지를 WHO 권고 수준 이하로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실내공기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지하철의 경우 초미세먼지(PM 2.5 이하)는 물론이고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까지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맞춤형 필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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