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반값 수수료’는 꼬리자르기…앱마켓 독점 논란 잠재우려는 술수?
뉴스1
입력 2020-11-19 15:31 수정 2020-11-19 15:33
애플 앱스토어 © 뉴스1
애플이 중소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들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획기적인 앱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같은 정책 변화에 대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중소 개발사들을 지원해 최근 거세지고 있는 앱마켓 독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술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은 18일(현지시간) 중소 규모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개발사 중 연간 수익금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인 개발사에게는 수수료를 15%로 인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모든 앱에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통행세 논란과 함께 너무 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다 최근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이에 반발해 자체 결제를 허용하면서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에픽 게임즈를 퇴출했다. 이후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수료율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여기에 불난 집에 기름을 붓듯 구글이 모든 앱에 수수료율을 30%로 확대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새로운 수수료율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새로 등록하는 앱의 경우에는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들은 내년 10월부터 적용받는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중소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겉으로는 수수료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보이겠지만 속내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이번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인앱결제 강제나 수수료 30%라는 것이 절대적 진리이거나 앱마켓의 존재의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애플이 수용하고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소규모 사업자의 수수료를 인하해 비판의 목소리를 불식시키는 꼬리자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앱 분석업체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연간 매출이 100만달러를 밑도는 개발사의 비율은 98%에 이르렀으나 앱스토어 전체 매출 중 그들의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애플에게 중소 개발사들의 매출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크로스 리서치의 섀넌 크로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수수료율 변경으로 내년 앱스토어 매출에 타격을 받겠지만 그 영향은 매출 전망치의 약 3%에 불과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이번 지원 프로그램을 두고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은 해외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사들을 분열시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길 바라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애플의 수수료로 인해 부풀려진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와 함께 애플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도 애플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보여주기식 장식(window dressing)’이라며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지를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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