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은 없고 주호영은 있다”…맞춤형 AI 뉴스가 빚은 촌극?

뉴스1

입력 2020-09-09 16:16 수정 2020-09-0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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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카카오 메인화면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연설 기사도 배치 돼있었다.(캡처)© 뉴스1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연설은 뉴스 메인에 안뜨더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은 뉴스메인에 전문까지 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해 얘기한 것이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알려지면서 여당의 포털뉴스 개입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카카오의 ‘맞춤형 AI 뉴스 서비스’를 이해하지 못해서 빚은 촌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PC와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는 네이버와 함께 포털뉴스의 양강으로 통한다. 특히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중인 카카오는 카카오톡내에서도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는 다음의 뉴스편집 담당 직원들이 일일이 언론사에서 전송하는 뉴스를 선별해서 편집, 배열했다면 2015년 6월부터는 인공지능(AI) ‘루빅스’를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 도입했다. 이후 ‘카카오i’로 명칭을 바꾸고 동일한 기능을 적용 중이다. AI가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뉴스를 들여다보고 최종적으로 손쉽게 메인뉴스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배열해준다는 뜻이다.

◇“하루 3만개씩 쏟아지는 기사”…2015년부터 AI 편집 도입

카카오i는 실시간으로 이용자 반응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카카오의 추천 시스템이다. 현재 PC 버전의 다음 뉴스뿐 아니라 다음 모바일, 카카오톡 뉴스, 각종 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에서 AI 추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2015년 첫 적용 사례는 뉴스 서비스로, 뉴스 콘텐츠의 경우 다른 콘텐츠에 비해 생명 주기가 짧은 만큼 최대한 빠르게 기사를 수집해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실제로 AI 편집 도입 이후, 사람의 수작업에 의해 이뤄지는 편집에 비해 속도가 빨라 노출되는 기사량이 늘었고 그만큼 뉴스 이용도 늘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현재 하루 3만개씩 쏟아지는 기사 가운데 카카오i를 통해 400~600개 기사를 1차 선별하고, 선별된 기사만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배열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1차 선별된 기사는 기사 양과 시간대에 따라 바뀌며 이를 토대로 이용자의 화면에 표출한다. 모바일을 새로 구매했거나 이용자의 사용 이력이 남지 않은 경우 1차 선별된 기사에서 무작위로 배열한다. 또 메인화면에 노출된 기사의 이력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 중이다.

◇실제로 다음 PC·모바일·카카오톡 뉴스, 메인 비교해보니 ‘제각각’

9일 오전 9시부터 9시10분까지 지인들에게서 카카오톡과 PC 및 모바일 다음 뉴스의 첫 화면 캡처 이미지를 수집한 결과, 저마다 보이는 기사는 조금씩 달랐다. 이용자의 관심사 및 소비한 기사 여부를 판단해 맞춤형으로 노출된다는 뜻이다.

앞서 윤 의원은 다음뉴스 메인 화면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연설 기사를 보지 못한 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 기사가 노출된 것을 보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윤 의원은 AI가 해당 기사를 1차로 선별해 배열한 시점과 접속시기가 엇갈렸거나 AI가 판단했을 때 윤 의원의 관심사에서 벗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카카오 AI는 전날 이낙연 대표의 연설 기사도 메인 배치할 기사 중 하나로 선정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맞춤형 AI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이용자의 관심을 반영한다 해서 이용자가 자주 보는 콘텐츠만 보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소 윤 의원이 소속 당이나 특정 당 관련 기사를 많이 본다 해서 그 당만 윤 의원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네이버 역시 AI가 뉴스를 배열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100% AI 편집으로 전환했다”며 “네이버의 콘텐츠 추천기술인 에어스(AiRS) 엔진을 통해 기사가 자동배열된다”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해 4월 대대적인 뉴스 개편을 통해 네이버 모바일 메인화면에 7개 뉴스가 배열되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20개를 제공한 방식을 탈피해 독자가 선택하는 채널이라는 이름의 ‘구독 시스템’으로 변경하고 채널을 통해 제공되는 뉴스 편집 권한은 해당 언론사에 넘겼다. 나머지 모바일 상의 일부 ‘MY(마이) 뉴스’와 PC 버전의 기사의 경우, AI가 편집하는 방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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