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요금 만족”… 가성비 높은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9-01 03:00 수정 2020-09-01 03:00
8월 통신3사 가입자 8999명 이동… 5G폰 지원금 줄어든 것도 영향
이동통신업체들 시장공략 강화
금융권-자동차업체도 경쟁 가세
30대 회사원 김연태 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약 20년 동안 사용하던 통신사를 떠나 최근 알뜰폰으로 갈아탔다. 플래그십 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의 자급제 휴대전화를 오픈마켓에서 구매한 뒤 알뜰폰 회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유심을 장착했더니 통신요금이 약 3만 원 줄었다. 김 씨는 “통신사 멤버십 혜택 정도만 포기하면 통화품질, 단말기 비용, 데이터 등 모든 면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5세대(5G) 마케팅을 앞세운 통신사들의 공세에 주춤하던 알뜰폰 시장이 최근 들어 살아나고 있다. 5G 품질 논란과 고가의 요금에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알뜰폰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8월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MNP) 가입자는 8999명 증가해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가입자 수가 주춤하다가 이후 6월(5128명), 7월(6216명)에 이어 8월까지 3개월 연속 가입자 수가 증가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약 734만 명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약 6963만 명)의 9분의 1수준으로 늘어났다.
알뜰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8월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는 일제히 줄었다. SK텔레콤은 4712명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KT(2705명), LG유플러스(1582명)도 고객이 줄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개통이 1년 넘게 지났지만 불통 논란이 여전하고, 5G 요금제도 상대적으로 비싼 데 따른 피로감이 알뜰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7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에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5G 휴대전화에 대한 공시지원금이 줄어든 것도 알뜰폰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최신 갤럭시 노트20의 통신 3사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전작인 노트10(최대 45만 원)보다 대폭 줄었다.
쿠팡, 11번가,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매가 늘어난 것도 알뜰폰 시장 확대에 한몫 했다. 실제로 갤럭시 노트20는 사전개통 첫날 물량의 14∼16%가 자급제 휴대전화로 판매돼 기존 갤럭시 모델(약 10%)보다 늘었다. 1일부터 알뜰폰 사업자 16개의 요금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알뜰폰허브’가 문을 여는 등 정부가 알뜰폰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이동통신사 및 비통신 기업들의 알뜰폰 경쟁도 치열하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최초로 자사 고객만 받을 수 있던 ‘가족결합(휴대전화+인터넷+인터넷TV)’ 상품을 9월부터 U+알뜰폰 고객에게 확대하기로 했다. 10월 10일까지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 마켓 등에서 알뜰폰 유심을 구입하면 최대 2만 원의 제휴처 상품권 또는 포인트도 지급한다.
KT도 기존 알뜰폰 자회사인 엠모바일뿐 아니라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육성을 위해 이동통신 재판매, 즉 알뜰폰(MVNO)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은 현역 장병 또는 체크카드 보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알뜰폰 LTE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금융 혜택을 무기로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을 제외하면 통신, 비통신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게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동통신업체들 시장공략 강화
금융권-자동차업체도 경쟁 가세
30대 회사원 김연태 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약 20년 동안 사용하던 통신사를 떠나 최근 알뜰폰으로 갈아탔다. 플래그십 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의 자급제 휴대전화를 오픈마켓에서 구매한 뒤 알뜰폰 회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유심을 장착했더니 통신요금이 약 3만 원 줄었다. 김 씨는 “통신사 멤버십 혜택 정도만 포기하면 통화품질, 단말기 비용, 데이터 등 모든 면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5세대(5G) 마케팅을 앞세운 통신사들의 공세에 주춤하던 알뜰폰 시장이 최근 들어 살아나고 있다. 5G 품질 논란과 고가의 요금에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알뜰폰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8월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MNP) 가입자는 8999명 증가해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가입자 수가 주춤하다가 이후 6월(5128명), 7월(6216명)에 이어 8월까지 3개월 연속 가입자 수가 증가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약 734만 명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약 6963만 명)의 9분의 1수준으로 늘어났다.
알뜰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8월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는 일제히 줄었다. SK텔레콤은 4712명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KT(2705명), LG유플러스(1582명)도 고객이 줄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개통이 1년 넘게 지났지만 불통 논란이 여전하고, 5G 요금제도 상대적으로 비싼 데 따른 피로감이 알뜰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7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에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5G 휴대전화에 대한 공시지원금이 줄어든 것도 알뜰폰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최신 갤럭시 노트20의 통신 3사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전작인 노트10(최대 45만 원)보다 대폭 줄었다.
쿠팡, 11번가,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매가 늘어난 것도 알뜰폰 시장 확대에 한몫 했다. 실제로 갤럭시 노트20는 사전개통 첫날 물량의 14∼16%가 자급제 휴대전화로 판매돼 기존 갤럭시 모델(약 10%)보다 늘었다. 1일부터 알뜰폰 사업자 16개의 요금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알뜰폰허브’가 문을 여는 등 정부가 알뜰폰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이동통신사 및 비통신 기업들의 알뜰폰 경쟁도 치열하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최초로 자사 고객만 받을 수 있던 ‘가족결합(휴대전화+인터넷+인터넷TV)’ 상품을 9월부터 U+알뜰폰 고객에게 확대하기로 했다. 10월 10일까지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 마켓 등에서 알뜰폰 유심을 구입하면 최대 2만 원의 제휴처 상품권 또는 포인트도 지급한다.
KT도 기존 알뜰폰 자회사인 엠모바일뿐 아니라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육성을 위해 이동통신 재판매, 즉 알뜰폰(MVNO)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은 현역 장병 또는 체크카드 보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알뜰폰 LTE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금융 혜택을 무기로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을 제외하면 통신, 비통신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게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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