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용 수소연료전지 상용화 성공¨ 독일 지멘스와 어깨 나란히

박지원 기자

입력 2020-08-28 03:00 수정 2020-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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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퓨얼셀㈜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 발판
앞선 기술력-안정성 인정 받아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 흥행 자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범한 기술원 외부 전경.

최근 수소경제가 국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범한퓨얼셀㈜의 기술력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범한퓨얼셀은 최근 국내 유가증권 시장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선언하면서 순식간에 시장 기대주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내년 하반기 IPO 시장서 흥행을 주도할 차기 대어급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최근 IPO 시장은 상장 준비 기업이 경쟁사 대비 얼마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서 흥행도 좌우되는 편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볼 때 범한퓨얼셀은 분명 관심 대상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모 흥행에 대한 판단은 무엇보다 증권업계가 가장 빠르다. 범한퓨얼셀이 IPO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상장 주관사 파트너를 기대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증권업체 한 관계자는 “범한퓨얼셀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발판으로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수소경제가 활성화될수록 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수소경제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이미 확보한 기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범한 기술원 내부 전경.
건물용 연료전지 제품 생산 라인.

수소에너지 산업 성장 가능성 높아


범한퓨얼셀이 주목받는 건 중소기업임에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의 전문성으로 독보적인 기술 영역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기업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수혜를 받을 업체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방침도 회사 성장에 있어서는 호재다. 정부는 최근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수소경제 로드맵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소차를 2040년까지 620만 대까지 늘리기로 하면서 수소 충전소를 1200곳으로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다.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비교적 시장 문턱이 높은 분야로 일컬어진다. 이 점에 있어서 범한퓨얼셀은 이미 안정성과 기술력을 두루 인정받았다.

범한퓨얼셀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국내 최초 잠수함용 수소연료전지 상용화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3000t급 차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에 연료전지를 납품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잠수함용 수소연료전지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글로벌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독일 지멘스뿐이다. 지멘스는 화학 분야에 투자하면서 연료전지 분야에서 선두권으로 떠오른 굴지의 대기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멘스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부문서 함께 묶여서 언급될 수 있는 기업이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국내 군수시장에서 연료전지 시장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확실한 실적을 갖추게 되면서 앞으로 수소연료전지 분야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곧 열릴 대형 시장에 가장 먼저 한발 다가갔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수소 에너지 각광받을 수밖에 없어


범한퓨얼셀은 모기업인 범한산업의 공기압축기 분야 기술 노하우를 근간으로 물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기업이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다 고도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에너지와 연료전지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 체결 등 연료전지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최근 수소경제 활성화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고 있다. 범한퓨얼셀 내부서도 예전과 달리 수소에너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범한퓨얼셀 정영식 대표는 “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뿐만 아니라 한국환경공단 등 여러 기관에서 그린뉴딜 실현을 위한 융복합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핵심 키워드가 수소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흐름이 확실해지니 범한퓨얼셀 기술력에 관심을 가진 기관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소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수소에너지의 환경성과 효율성이 모두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탄소 배출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수소에너지가 바로 그런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여러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수소에너지가 단연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회사도 기술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500억 원을 들여 범한기술원을 건립한 것도 미래 시장을 노린 과감한 투자 결정이었다. 여기에 50여 명의 전문 연구원을 두면서 기술력을 강조해나가고 있다. 연구개발(R&D)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에서다. 굴지의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확실하게 단행하는 모습이다.

기술 확장 통해 신시장 개척


범한퓨얼셀은 함정용 연료전지 시장을 넘어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건물용 수소연료전지 분야로 연구개발의 보폭을 넓혔다. 해당 분야는 기술력이 궤도에 오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데다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맹추격 중인 전장이다. 정 대표는 그럴수록 기술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기술 수출 등 다양한 시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범한퓨얼셀은 수소충전소 관련 설비 연구개발, 군수용 수소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 등 굵직한 국책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쌓아나가고 있다. 내부적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수소선박, 특수 소형 트럭, 광역버스, 중장비 등 모빌리티 시장이다.

정 대표는 “현재 특화된 연료전지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분야기에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범한퓨얼셀㈜ 정영식 대표
“연구개발 만이 살 길… 500억 들여 기술원 설립”


범한퓨얼셀㈜ 정영식 대표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중국 기술력은 이미 한국 기업들에 비해서도 대등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아직 국내 기술이 우위죠.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범한퓨얼셀 정영식 대표가 미래 에너지 비전을 제대로 세울 때라면서 내놓은 설명이다. 자국 산업 중심주의가 강한 중국에서는 전략적으로 기술을 육성하는데, 국내 산업은 상대적으로 각자도생해야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한국 정부 역시 국가적인 미래 수소에너지 비전을 중장기적으로 세우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이야 말로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는 시각이다. 비교적 최근 국내서도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미래 로드맵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보다 집중화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기업 차원에서는 기술 투자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연구원을 늘리고 연구 단지를 마련하는 등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기술원을 설립하면서 500억 원을 투자한 이유다. 중소중견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R&D 투자에 공을 들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지금은 산업의 구조 전환 시기이자 대변혁의 시기”라며 “기업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가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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