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네이버-소프트뱅크 합작법인, 이해진 초대 이사회 의장 맡는다

신무경 기자

입력 2020-08-25 03:00 수정 2020-08-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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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테크기업에 맞선 한일연합군… 네이버 주도로 AI전략 세울듯
경영전략 세울 프로덕트委도 출범, 의견 갈릴땐 라인 대표가 최종결정
내년 3월 경영통합 마무리 계획



‘세계를 선도하는 인공지능(AI) 테크 기업’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출범 계획을 밝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법인(JV)의 초대 이사회 의장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선임됐다. 라인과 야후저팬 등 260여 개 자회사와 계열사를 거느린 이 합작법인은 네이버 주도하에 글로벌 거대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합작법인의 이름은 라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등에 따르면 총 5명으로 꾸려지는 합작법인 이사회에는 이해진 GIO와 함께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합류한다. 소프트뱅크 측에서는 미야우치 겐 최고경영자(CEO), 후지하라 가즈히코 CFO가 참여한다. 남은 1석은 소프트뱅크가 선임하지만 네이버와 협의된 인물을 채택하기로 해 의석 비중은 동일한 셈이다. 이 GIO는 합작법인의 공동 대표이사 겸 의장을 맡는 데다 합작법인의 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Z홀딩스의 최종 의사결정권도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가 맡게 돼 합작법인의 의사결정의 무게추가 네이버 쪽에 실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에서 메신저를 비롯해 성공한 제품이 많은 점 등이 인정돼 이 GIO가 JV 의장을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정 회사가 헤게모니를 가져가는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이사회 구성에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을 AI로 보고 관련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왔다. 무엇보다 세계 테크 산업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양 사는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라인과 야후저팬 등의 경영통합 협상에 들어갔고 5개월 만인 11월에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이 GIO는 한 간담회에서 “지금은 거대 제국주의(미중 테크기업)에 혼자 맞서는 게 아니라 연합군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합작법인은 앞으로 라인과 야후저팬의 온라인 광고 상품을 교차 판매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의 이용자 8400만 명이 야후 쇼핑, 페이페이몰 등 소프트뱅크의 이커머스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해 온라인쇼핑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개발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하고, 노하우를 나눠 더 나은 AI 기반 정보기술(IT) 서비스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메신저, 포털 등 서비스를 개발, 운영할 실질적 주체인 합작법인 산하 Z홀딩스의 프로덕트위원회도 꾸려졌다. 네이버 측에서는 신 공동대표 등 5명이, 소프트뱅크 측에서도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대표 등 5명이 합류한다.

프로덕트위원회는 Z홀딩스의 사업 계획이나 기획, 개발, 비용과 예산, 인원 배분 등 전권을 쥔다. Z홀딩스에 공동대표가 있지만 실질적 경영전략은 위원회가 다 짜는 구조다. 무엇보다 프로덕트위원회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의견이 갈릴 때 최종 권한은 최고제품책임자(CPO)인 신 공동대표에게 주어지도록 명문화했다. 다만 양 사가 중복 운영 중인 뉴스, 결제 서비스에 대한 의사결정은 프로덕트위원회에서 최종 합의가 이루어져야 결정되는 것으로 정리했다. 양 사의 경영통합은 2021년 3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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