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알뜰폰…이통 3사보다 30% 이상 싼데 왜 외면받나
뉴시스
입력 2020-08-09 13:05 수정 2020-08-09 13:06
내달 도입 10주년을 맞는 알뜰폰은 이통 3사 대비 최대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용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대다수 알뜰폰 사업자들의 규모가 영세해 마케팅이 부족하다보니 저렴하지만 ‘모양이 빠진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 통신망을 빌려준 이통사와 음성 및 데이터 품질이 동일하고 로밍 등의 기능이 가능함에도 ‘낮은 통신품질’, ‘부가서비스 불통’ 등 오해도 쌓여 있다.
이런 편견 외에 알뜰폰 자체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나 유통망 등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2010년 9월 알뜰폰 제도가 도입된 후 10년가량이 지난 6월 현재 가입자는 734만명을 기록했다.
알뜰폰은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9669원으로 이통 3사의 3만원 대비 33% 수준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췄지만 지속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가입자가 81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이통 3사의 요금 인하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알뜰폰 부진 배경으로는 우선 구조적으로 이통사 계열사가 알뜰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등 이통사를 견제할 수 있는 독립계 사업자의 역량이 부족, 경쟁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공급해 온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과 그 알뜰폰 계열사들을 견제하기에는 체급 격차가 너무 컸던 것이다.
실제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 6곳의 알뜰폰 가입자(2020년 6월 기준) 점유율은 37.4%이지만 매출액 점유율(2019년 기준)은 65.1%에 이른다. 이와 달리 독립계 알뜰폰사 38곳 가입자 점유율은 50.8%로 절반이 넘지만, 시장 매출 비율은 30.7%에 그친다.
또 이로 인한 마케팅 열세로 알뜰폰은 저렴한 이미지로만 그치게 됐다. 또 무제한 요금제가 없거나 해외에서 로밍이 되지 않는다는 오해까지 불거지게 됐다.
이용자들이 대체로 휴대폰과 통신 서비스를 동시 구입하는 성향을 띰에도 온라인-유심 중심의 판매 전략을 고수한 것도 알뜰폰 이용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통 3사는 주로 폰을 요금제와 함께 묶어 판매한다. 휴대폰을 구입하면 일정 금액의 공시지원금 혹은 요금제 25% 선택약정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현재 알뜰폰은 유심을 통해 요금제만 판매할 뿐 단말기를 함께 구매 시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알뜰폰 전용 단말기도 부재하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재고 부담 등 전용 단말기를 조달할 정도의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알뜰폰은 주로 온라인 위주로 판매해 이용자 접근성도 제한됐다.
이에 과기부는 지난 3월부터 알뜰통신사업자협회 및 개별 사업자와의 20여차례 간담회를 개최해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알뜰폰에 대한 이용자 인식 및 요구사항을 파악해 이날 ‘알뜰폰 활성화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김남철 과기부 과장은 “단순히 저렴한 요금제만으로는 이용자 선택을 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며 “이통3사가 제공하는 수준의 다양한 부가서비스 혜택 제공, 단말기 공급기반 확충 등 서비스-단말기-유통망 등 생태계 전반을 개선하는 역대급 활성화 대책을 마련, 국민들의 통신비를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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