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4만명 이용 ‘언택트의 힘’… 카뱅 상반기 순익 4.7배로 껑충
김자현 기자
입력 2020-08-06 03:00 수정 2020-08-06 03:00
2분기 순익 268억, 작년 전체의 倍
대출도 상반기 2조8000억 늘어… 은행 순익은 최대 45% 떨어져 대조
플랫폼 활용 증권-카드 수수료도 ↑
하반기 기업공개 본격 실무준비
카카오뱅크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모펀드 부실로 주요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거둔 성적표다. 은행권의 비대면 영업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일 카카오뱅크는 2분기(4∼6월) 약 26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상반기 전체로는 총 45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6억 원)에 견줘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일 뿐 아니라 작년 한 해 순이익(137억 원)보다 많다. 2분기 총자산도 24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원 늘었다. 우리·신한·KB국민은행 등이 코로나19 관련 대출이나 사모펀드 판매사고 위험 관련 충당금 지출로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11%, 3.7%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과 같은 재무적 리스크가 없었던 카카오뱅크는 주력 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며 이자수익이 개선됐다. 6월 말 기준 대출액은 17조6800억 원으로 상반기에만 2조8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카카오뱅크를 플랫폼으로 활용한 증권 계좌 개설, 신용카드 모집대행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카카오뱅크를 통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주식계좌 개설 신청 건수는 올해 상반기 약 100만 건에 달했다. 4월 4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신용카드도 지난달 말까지 26만 건 신청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55조 원이었던 이체금액도 올해는 100조 원으로 갑절 가까이로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1254만 명으로 설립 첫해인 2017년 말(493만 명)보다 2.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20, 30대 이용자 비율이 47%로 여전히 높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정착하면서 50대 이상 이용자들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편 자본금 확보 문제를 해결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최근 대규모 증자로 자본금을 9000억 원까지 늘리고,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을 야심 차게 선보이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도 내년에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전통적인 은행권이 차지하던 영역을 일부 뺏어오고, 새로운 시장을 키우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적의 규모 차이는 있지만 비대면 금융의 약진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출도 상반기 2조8000억 늘어… 은행 순익은 최대 45% 떨어져 대조
플랫폼 활용 증권-카드 수수료도 ↑
하반기 기업공개 본격 실무준비
카카오뱅크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모펀드 부실로 주요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거둔 성적표다. 은행권의 비대면 영업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일 카카오뱅크는 2분기(4∼6월) 약 26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상반기 전체로는 총 45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6억 원)에 견줘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일 뿐 아니라 작년 한 해 순이익(137억 원)보다 많다. 2분기 총자산도 24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원 늘었다. 우리·신한·KB국민은행 등이 코로나19 관련 대출이나 사모펀드 판매사고 위험 관련 충당금 지출로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11%, 3.7%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과 같은 재무적 리스크가 없었던 카카오뱅크는 주력 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며 이자수익이 개선됐다. 6월 말 기준 대출액은 17조6800억 원으로 상반기에만 2조8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카카오뱅크를 플랫폼으로 활용한 증권 계좌 개설, 신용카드 모집대행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카카오뱅크를 통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주식계좌 개설 신청 건수는 올해 상반기 약 100만 건에 달했다. 4월 4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신용카드도 지난달 말까지 26만 건 신청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55조 원이었던 이체금액도 올해는 100조 원으로 갑절 가까이로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1254만 명으로 설립 첫해인 2017년 말(493만 명)보다 2.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20, 30대 이용자 비율이 47%로 여전히 높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정착하면서 50대 이상 이용자들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편 자본금 확보 문제를 해결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최근 대규모 증자로 자본금을 9000억 원까지 늘리고,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을 야심 차게 선보이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도 내년에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전통적인 은행권이 차지하던 영역을 일부 뺏어오고, 새로운 시장을 키우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적의 규모 차이는 있지만 비대면 금융의 약진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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