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초고속 메모리 저장장치 기술 개발…인텔 SSD 처리 능력 압도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0-08-05 16:00 수정 2020-08-05 17:25
정명수 교수, 차세대 메모리에 적용 가능한 컨트롤러 개발…무상으로 공개
카이스트가 입출력 처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메모리 저장장치 기술(OpenExpress)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에 무상 공개될 예정으로, 초고속 차세대 메모리 연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이스트는 정명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SSD 데이터 병렬 입출력 처리를 순수 하드웨어로 구현한 차세대 NVMe 컨트롤러 오픈익스프레스를 5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메모리 개발·공급 회사인 멤레이와 함께 오픈익스프레스를 활용, 1년 내에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SSD는 자기디스크를 이용하는 데이터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HDD)와는 달리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의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다. 발열과 소음도 적으며 소형·경량화할 수 있지만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연구팀에 따르면 빠른 입출력 장치에 특화된 NVMe 인터페이스 기술은 하드디스크용으로 설계된 기존의 SATA 규격이 SSD에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 세계 ICT 분야의 주요 기업들은 NVMe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NVMe 컨트롤러 관련 지식 재산권(IP)을 확보하고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독자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당 IP는 외부에 공개가 되지 않아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서 이를 연구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소수의 벤처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IP를 일부 제공하지만 한 달에 약 4000만 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또 IP 수정을 위한 단일 사용 소스 코드를 받기 위해서는 복사본 당 약 1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지출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유롭게 수정이 가능한 하드웨어 NVMe 컨트롤러 지식 재산권(IP)인 오픈익스프레스를 개발하고 이를 무상으로 공개했다.
이 공개용 컨트롤러는 수십 개 이상의 하드웨어 기본 IP들과 여러 핵심 NVMe IP 코어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실제 성능평가를 위해 오픈익스프레스를 이용한 NVMe 하드웨어 컨트롤러를 시제품으로 제작하고, 오픈익스프레스에서 제공되는 모든 로직은 높은 주파수에서 동작하도록 설계했다.
오픈익스프레스를 이용해 개발한 FPGA 스토리지 카드 시제품은 최대 7GB/s의 대역폭을 지원한다.
따라서 초고속 차세대 메모리 등의 연구에 적합하며 다양한 스토리지 서버 작업 부하를 비교한 테스트에서도 인텔의 새로운 고성능 저장장치인 옵테인 SSD보다 76% 높은 대역폭과 68% 낮은 입출력 지연시간을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컨트롤러는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 및 연구소들이라면 오픈익스프레스 공개 소스 규약 내에서 자유로운 사용과 함께 수정사용도 가능해 차세대 메모리를 수용하는 NVMe의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 스택에 관한 연구에 적합하다.
정명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공개했기 때문에 기존 SSD 기술을 이끄는 몇몇 세계 최고 기업들만이 갖고 있던 컨트롤러를 대학과 연구소에서도 이젠 무상 사용이 가능하다”며 “초고속 차세대 메모리 등 저장장치 시스템의 연구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의 이번 연구 관련 논문은 지난달 18일 열린 시스템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 ATC 2020)에서 발표됐다. 아시아권 단일저자가 작성한 논문이 이 학술대회에 채택된 것은 해당 학술대회가 시작된 1993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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