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입성’ 향해 Game Start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7-22 03:00 수정 2020-07-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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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게임사, 기업공개 잰걸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게임이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대표하는 업종으로 떠오르면서 비상장 게임사들의 증시 입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기존 게임사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벌이는 등 몸값이 비싸지자 올해가 상장 적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결정할 위원회가 23일 열린다. 위원회가 상장을 승인한 기업은 6개월 이내에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은 내년 1월 말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게임즈 측이 그동안 올해 안에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온 만큼 연내 상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스마일게이트RPG, 크래프톤 등의 상장을 거론하고 있다. 1인칭 총싸움(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상장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서바이벌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한 크래프톤은 상장에 필요한 사안들을 내부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게임사들이 증시 상장에 나서는 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게임사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1조7000억 원이던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2025년 193조3000억 원으로 6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자 게임이 대표적 여가 활동으로 떠오르면서 시장 성장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모바일게임 이용자가 지난해 13억6900만 명에서 2023년 17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게임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자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이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넷마블도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총 11조 원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주가는 올해에만 69.0% 올랐다. 홍콩 증시의 텐센트(39.1%), 미국 블리자드(36.6%) 등 해외 게임업체들도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2018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한 차례 상장을 미뤘던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는 현재 3조 원대로 거론된다. 1분기(1∼3월) 영업이익 3524억 원을 올리며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예상되는 크래프톤은 상장 시 시총 5조∼6조 원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종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삶의 패턴이 변화하면서 집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인기 게임을 보유한 회사라도 꾸준히 신작을 내거나, 시장 판도를 바꿀 대작을 내놓을 수 있어야 기업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데 현 시점에서 그만큼의 기대를 받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중견 게임사인 펄어비스의 경우 ‘검은 사막’ 이후 새로운 히트작을 내지 못하면서 이날까지 주가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넷마블도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610억 원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매출도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 상장됐거나 상장 준비 중인 게임사들의 성장성이나 실적이 계속 유지될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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