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선도 위해… ICT기업들 “베테랑 엔지니어 모셔라”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6-16 03:00 수정 2020-06-16 03:00
코로나 사태 후 ‘기술 예우’ 확산
KT, 25년근속자 대상 첫 ‘명장’ 선발… “현장 베테랑들의 노하우 활용”
SKT “개발자 우대문화 정착” 강조
LGU+ “현장기술자, 임원급 보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기조가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매뉴얼로는 풀기 힘든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매 순간 도래하면서 ‘베테랑 엔지니어’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혁신을 선도하려는 ICT 기업들이 ‘엔지니어 기 살리기’에 나선 이유다.
15일 ICT 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장 기술 인력’을 존경하는 사내 문화 조성을 위해 이달 ‘KT 명장’을 처음 선발한다. 입사 25년차 이상 장기 근무자 중 전문적 기량과 노하우를 겸비한 베테랑에게 ‘명장’ 칭호를 부여하고 자기계발비 100만 원 등을 지원한다. 명장으로 선발되면 정년퇴직 후에도 ‘시니어 컨설턴트’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KT는 2017년 최우수 상담 직원에게 ‘명장’ 호칭을 부여한 적이 있지만, 장기근속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명장’을 뽑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현장 베테랑들의 집단지성과 노하우를 활용해 KT의 핵심가치를 이행하게 만들겠다는 구현모 사장의 비전이 담긴 사업”이라고 말했다.
KT는 현장 기술자에게 팀장급의 인센티브와 교육비를 지원하는 마이스터 제도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각종 시험을 통해 선발된 290명의 KT 마이스터는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일주일 만에 120여 개 대학이 온라인 개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마이스터 덕분이었다. 국내외 네트워크 관련 20여 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환주 마이스터는 “마이스터들은 서버를 식히는 팬이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네트워크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며 “다른 직군은 50대가 되면 기량이 떨어질 수 있지만 KT에선 근속 연수가 쌓일수록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직접 ‘개발자 우대 문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은 이달 3일 전 직원이 참여한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SK텔레콤 ICT 패밀리는 개발자를 더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개발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화하고, 이들에게 이득이 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사장은 개발자들이 기존 사업부서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합집산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다양한 기술 혁신을 이끄는 조직 운영을 천명했다. 사내 유망 기술을 사업화(스핀오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영진이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구조(톱다운)에서 벗어나 개발자들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아래에서 위로 받아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사내 상위 5% 수준에 드는 현장 기술자들에게 임원급의 보상과 처우를 보장하는 ‘연구전문위원’ 제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연구위원들을 3년에 한 번 평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ICT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베테랑 엔지니어,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KT, 25년근속자 대상 첫 ‘명장’ 선발… “현장 베테랑들의 노하우 활용”
SKT “개발자 우대문화 정착” 강조
LGU+ “현장기술자, 임원급 보상”
KT 이환주 마이스터(왼쪽)가 서울 종로구 KT 혜화타워에서 후배 직원과 함께 네트워크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KT는 실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엔지니어들에게 ‘마이스터’ 칭호를 부여하며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KT 제공
“엔지니어들을 예우하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기조가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매뉴얼로는 풀기 힘든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매 순간 도래하면서 ‘베테랑 엔지니어’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혁신을 선도하려는 ICT 기업들이 ‘엔지니어 기 살리기’에 나선 이유다.
15일 ICT 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장 기술 인력’을 존경하는 사내 문화 조성을 위해 이달 ‘KT 명장’을 처음 선발한다. 입사 25년차 이상 장기 근무자 중 전문적 기량과 노하우를 겸비한 베테랑에게 ‘명장’ 칭호를 부여하고 자기계발비 100만 원 등을 지원한다. 명장으로 선발되면 정년퇴직 후에도 ‘시니어 컨설턴트’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KT는 2017년 최우수 상담 직원에게 ‘명장’ 호칭을 부여한 적이 있지만, 장기근속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명장’을 뽑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현장 베테랑들의 집단지성과 노하우를 활용해 KT의 핵심가치를 이행하게 만들겠다는 구현모 사장의 비전이 담긴 사업”이라고 말했다.
KT는 현장 기술자에게 팀장급의 인센티브와 교육비를 지원하는 마이스터 제도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각종 시험을 통해 선발된 290명의 KT 마이스터는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일주일 만에 120여 개 대학이 온라인 개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마이스터 덕분이었다. 국내외 네트워크 관련 20여 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환주 마이스터는 “마이스터들은 서버를 식히는 팬이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네트워크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며 “다른 직군은 50대가 되면 기량이 떨어질 수 있지만 KT에선 근속 연수가 쌓일수록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직접 ‘개발자 우대 문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은 이달 3일 전 직원이 참여한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SK텔레콤 ICT 패밀리는 개발자를 더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개발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화하고, 이들에게 이득이 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사장은 개발자들이 기존 사업부서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합집산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다양한 기술 혁신을 이끄는 조직 운영을 천명했다. 사내 유망 기술을 사업화(스핀오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영진이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구조(톱다운)에서 벗어나 개발자들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아래에서 위로 받아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사내 상위 5% 수준에 드는 현장 기술자들에게 임원급의 보상과 처우를 보장하는 ‘연구전문위원’ 제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연구위원들을 3년에 한 번 평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ICT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베테랑 엔지니어,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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