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뼈대 가시광선으로 만든다”…UNIST 새 합성 기술 개발

뉴시스

입력 2020-06-11 12:17 수정 2020-06-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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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민 교수팀, 약물 핵심 구조체 '사이클로뷰텐 화합물' 합성


국내 연구진이 약물을 구성하는 ‘뼈대’를 가시광선을 이용해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운 합성기술은 신약 개발이나, 기존 약의 부작용 개선연구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자연과학부의 박철민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선과 광촉매를 이용해 ‘사이클로뷰텐(cyclobutene)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약물은 나무기둥과 같은 골격체와 다양한 곁가지인 작용기가 붙어있는 구조를 갖는데, 사이클로뷰텐은 이 골격체 중 하나다.

연구팀이 개발한 사이클로뷰텐 합성법을 이용하면 작용기의 손상 없이 높은 효율로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합성 할 수 있다.

약물은 체내에 존재 하는 단백질과 같은 분자와 결합해 그 분자와 관련 있는 생물학적 기능을 활성화 하거나 억제해 치료효과를 발휘한다. 약물과 생체 분자간 결합은 마치 열쇠와 자물쇠 관계처럼 정교하기 때문에 약물 분자를 특정 구조로 합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물과 천연유래물의 핵심구조체인 사이클로뷰텐은 합성하기 까다로운 골격체 중 하나다. 4개의 탄소 원자가 4각형 고리 모양 구조를 갖는데 고리의 꺽임 부분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을 이용해 합성 할 수 있지만, 자외선의 높은 에너지가 사이클로뷰텐 골격체에 첨가된 작용기에 영향을 줘 다양한 작용기를 갖는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낮은 에너지를 갖는 청색 가시광선과 이리듐(Ir) 광촉매를 이용해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합성했다.

이 방법을 이용해 작용기가 붙은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최대 99%의 효율로 얻었다. 자외선에 의한 작용기 손상 때문에 첨가 할 수 있는 작용기 종류에 제한이 있었는데 그 문제 또한 극복했다.

연구팀은 동일한 기법으로 실제 약물과 센서용 재료로 응용 가능한 1,3 다이엔(1-3 diene) 골격체도 합성했다. 고리를 만드는 반응과 만들어진 고리를 열어주는 반응을 순차적으로 일으켜 ‘쿠마린’과 ‘2-퀴놀론’을 작용기로 갖는 ‘1,3 다이엔’을 합성한 것이다.

박철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각종 약물과 천연유래물질의 핵심 구조인 사이클로뷰텐의 새로운 합성 방법을 개발했다”며 “개발된 합성법을 이용하면 다양한 작용기를 갖는 사이클로뷰텐 골격체를 만들 수 있어 약물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 제품 개발에도 사용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UNI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5월19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발표됐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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