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만감 원인 찾아 비만-당뇨 치료… 삼성, 미래기술에 388억 지원
지민구 기자
입력 2020-06-05 03:00 수정 2020-06-05 10:24
상반기 육성사업 28건 선정
기존 약물 1000배 효과 항암제… 두개골 절개 않고 뇌종양 치료 등
건강-ICT-기초과학 과제들 후원… 외국인 연구자 2명 이례적 포함
‘사람은 음식을 먹으면 왜 배부른 느낌(포만감)을 가질까. 이 원인을 찾으면 식욕을 억제해 비만·당뇨병 등의 새로운 치료법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김성연 서울대 화학부 교수(35)는 오래전부터 이런 의문을 가졌다. 흔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밥 먹으면 배부르다는 소리 한다”는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뇌가 어떻게 포만감을 느끼고 행동을 조절하는지 정확히 밝혀낸 연구자는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호기심에서 연구를 시작한 김 교수는 3명의 연구원과 함께 사람이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소화기 내부의 물리적 자극을 뇌에 전달하는 신경세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실험쥐를 통해 이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식욕을 감소시키거나 반대로 과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올해 4월 공개되면서 세계적으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김 교수의 연구는 앞으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대상 과제로 선정돼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삼성전자는 김 교수를 포함해 상반기(1∼6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대상 과제 28건을 선정해 공개했다. 상반기 지원 과제에는 총 388억5000만 원이 지원된다.
김 교수와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사람이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와 유전자를 발굴해 비만과 당뇨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예정이다. 김 교수는 통화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의·약학계나 산업계가 비만·당뇨병 등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출연해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 3개 연구 분야에서 매년 3차례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자유 주제로 신청을 받고 별도로 연 1회는 테마를 지정해 과제를 선정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선정 연구 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589개에 연구비 7589억 원을 지원했다.
이번에는 기초과학 14개, 소재 8개, ICT 6개 등의 연구 과제가 선정된 가운데 질병 치료 등 건강 관련 과제의 비중이 김 교수를 포함해 총 6건으로 나타났다. 소재 분야 연구 과제로 선정된 오승수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항체와 약물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특정 세포에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과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항암제보다 1000배 이상 치료 효과가 있으면서 부작용은 줄어드는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CT 분야에선 최영빈 서울대 의공학과 교수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두개골을 되도록 절제하지 않으면서 악성 세포에만 항암제를 투입하는 방식의 뇌종양 치료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알츠하이머(치매) 질환 발생 원인 발굴 등 4건이 건강 관련 연구 주제로 선정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국내 대학 소속의 외국인 연구자 2명이 제안한 과제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의 지원 사업에 외국인 연구자 2명 이상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분야에 관계없이 세상을 바꿀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기존 약물 1000배 효과 항암제… 두개골 절개 않고 뇌종양 치료 등
건강-ICT-기초과학 과제들 후원… 외국인 연구자 2명 이례적 포함
‘사람은 음식을 먹으면 왜 배부른 느낌(포만감)을 가질까. 이 원인을 찾으면 식욕을 억제해 비만·당뇨병 등의 새로운 치료법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김성연 서울대 화학부 교수(35)는 오래전부터 이런 의문을 가졌다. 흔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밥 먹으면 배부르다는 소리 한다”는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뇌가 어떻게 포만감을 느끼고 행동을 조절하는지 정확히 밝혀낸 연구자는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호기심에서 연구를 시작한 김 교수는 3명의 연구원과 함께 사람이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소화기 내부의 물리적 자극을 뇌에 전달하는 신경세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실험쥐를 통해 이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식욕을 감소시키거나 반대로 과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올해 4월 공개되면서 세계적으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김 교수의 연구는 앞으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대상 과제로 선정돼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삼성전자는 김 교수를 포함해 상반기(1∼6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대상 과제 28건을 선정해 공개했다. 상반기 지원 과제에는 총 388억5000만 원이 지원된다.
김 교수와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사람이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와 유전자를 발굴해 비만과 당뇨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예정이다. 김 교수는 통화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의·약학계나 산업계가 비만·당뇨병 등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출연해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 3개 연구 분야에서 매년 3차례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자유 주제로 신청을 받고 별도로 연 1회는 테마를 지정해 과제를 선정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선정 연구 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589개에 연구비 7589억 원을 지원했다.
이번에는 기초과학 14개, 소재 8개, ICT 6개 등의 연구 과제가 선정된 가운데 질병 치료 등 건강 관련 과제의 비중이 김 교수를 포함해 총 6건으로 나타났다. 소재 분야 연구 과제로 선정된 오승수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항체와 약물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특정 세포에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과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항암제보다 1000배 이상 치료 효과가 있으면서 부작용은 줄어드는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CT 분야에선 최영빈 서울대 의공학과 교수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두개골을 되도록 절제하지 않으면서 악성 세포에만 항암제를 투입하는 방식의 뇌종양 치료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알츠하이머(치매) 질환 발생 원인 발굴 등 4건이 건강 관련 연구 주제로 선정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국내 대학 소속의 외국인 연구자 2명이 제안한 과제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의 지원 사업에 외국인 연구자 2명 이상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분야에 관계없이 세상을 바꿀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비즈N 탑기사
- 김숙 “내 건물서 거주+월세 수입 생활이 로망”
- “20억 받으면서 봉사라고?”…홍명보 감독 발언에 누리꾼 ‘부글’
- 세계적 유명 모델이 왜 삼성역·편의점에…“사랑해요 서울” 인증샷
- “사람 치아 나왔다” 5000원짜리 고기 월병 먹던 中여성 ‘경악’
- “모자로 안가려지네”…박보영, 청순한 미모로 힐링 여행
- 엄마 편의점 간 사이 ‘탕’…차에 둔 권총 만진 8살 사망
- 8시간 후 자수한 음주 뺑소니 가해자…한문철 “괘씸죄 적용해야”
-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가을편 새단장…윤동주 ‘자화상’
- 힐러리 “내가 못 깬 유리천장, 해리스가 깨뜨릴 것”
- ‘SNS 적극 활동’ 고현정…“너무 자주 올려 지겨우시실까봐 걱정”
- HBM의 질주… SK하이닉스 영업익 7조 사상 최대
- 재건축 단지에 현황용적률 인정… 사업성 증가 효과[부동산 빨간펜]
- “롯데百의 미래 ‘타임빌라스’에 7조 투자, 국내 쇼핑몰 1위로”
- 합병 앞둔 SK이노, 계열사 사장 3명 교체… 기술형 리더 발탁
- AI 뛰어든 참치회사 “GPT 활용해 모든 배 만선 만들 겁니다”
- ‘美 공급망 재편 수혜’ 인도 주식에 올해 국내 자금 1.2조 몰려
- “고위험 환자 타비 시술 거뜬… 최초 기록도 다수”[베스트 메디컬센터]
- “아흔 일곱에도 스매싱…79년 테니스 친 덕에 아직 건강해요”
- 차박, 차크닉에 최적화된 전기차 유틸리티 모드
- “두바이 여행한다면 체크”…두바이 피트니스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