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갈아타세요”…콧대 높은 애플, ‘아이폰SE’ 이례적 구애작전

뉴스1

입력 2020-05-06 08:22 수정 2020-05-06 08:22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애플 제공) © 뉴스1

항상 ‘비싼 가격’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 신제품 ‘아이폰SE’를 6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이번 아이폰SE에 대한 애플의 태도는 그간 중저가 모델을 ‘비주류’ 취급했던 이전과 확연한 차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들과 구 모델 사용자들에게 “갈아타라”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 그간 “우리는 애플이니까, 살 사람은 사겠지”라는 식의 콧대높은 자세를 견지해온 애플의 행보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4년 만에 중저가 ‘아이폰SE’ 내놓은 애플…“갈아타라” 적극 마케팅

애플은 지난달 16일 아이폰SE를 공개하며 공식 홈페이지에 Δ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갈아타야 할 이유 보기’ Δ아이폰SE로 업그레이드하면 좋은 이유 페이지도 함께 개설했다.

먼저 갈아타야 할 이유 페이지에서는 아이폰의 빠른 모바일 프로세서(AP), 좋은 카메라, 개인정보 보호 등을 꼽으며 “아이폰의 고객 만족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에게 아이폰SE로 넘어오라고 유혹한다.

또 아이폰SE로 업그레이드하면 좋은 이유에서는 아이폰SE 1세대부터 아이폰8 플러스(+)까지의 모델들을 아이폰SE와 비교했다. 아이폰SE의 AP, 무선인터넷 속도가 구모델보다 ‘몇배’ 빠른지(아이폰8+ 등), 구모델에 없던 방수, 듀얼심 기능을 갖췄는지(아이폰SE 1세대) 등을 안내한다.

현재 이같은 안내 페이지는 각국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두 제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친절’하고 ‘노골적’인 마케팅은 그간 애플이 취해왔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며 “그만큼 이번 아이폰SE에 대한 애플의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형 부품 재활용 아이폰SE, ‘가성비’로 코로나19 불황 정조준

애플이 중저가 폰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6년 3월에도 ‘아이폰SE 1세대’를 출시했지만, 2016년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아이폰6·6S가 출시된 직전분기 대비 40% 가량 감소하며 흥행에 실패한 ‘비주류’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2020년 아이폰SE는 다양해진 구모델 부품 재활용으로 가격을 낮추면서도 마진을 높이고, 애플TV·애플 아케이드 출범 등 구독 모델 다양화 등 지난 2016년과 다른 상황이다.

먼저 이번 아이폰SE는 Δ2014년도에 출시한 아이폰6와 거의 같은 12㎝(4.7인치) LCD 디스플레이 패널 Δ2016년도 아이폰SE 1세대의 1200만화소 후면 카메라 Δ2017년도에 출시한 아이폰8과 동일한 배터리, 외형 디자인 을 조합한 스마트폰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등 고가 부품을 구모델과 동일하게 선택해 재활용해 단가를 낮춰 가격을 내리면서도 마진을 유지할 수 있게됐다. 대신 안드로이드 진형 AP보다 1~2세대는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최신형 AP를 탑재함으로써 성능을 확보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등 시장조사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이같은 애플의 전략은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커지는 중저가 폰 시장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애플, 떠오르는 ‘구독형 서비스’ 키우려면…‘폰값’ 낮춰서라도 이용자 기반 확대

무엇보다도 아이폰SE의 보급이 애플에게 중요해진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9월 출범한 애플TV·애플 아케이드 같은 구독형 서비스다.

애플의 2020년 1분기 매출은 918억달러(약 112조8313억원)으로, 이 중 13.7% 가량인 127억달러(약 15조6121억원)가 서비스 부문에서 나왔다.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매출은 하락했지만, 앱스토어·애플뮤직·클라우드 및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등의 콘텐츠 구독 사용자 역시 증가한 결과다. 애플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 가입자 수는 5억1500만명 수준이다.

애플이 서비스 매출을 확대하려면, 아이폰 기기 자체의 마진은 줄어들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애플 생태계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하니쉬 바티아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은 “아이폰SE의 A13 바이오닉 AP는 애플 아케이드, 애플TV+, 애플 뮤직 등의 서비스 소비를 가속화하는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 1명당 30개월에 2400달러(약 294만원)의 고객생애가치(CLV)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