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단 케이뱅크, 유상증자도 힘들듯
김자현 기자
입력 2020-03-06 03:00 수정 2020-03-06 03:40
신규자금 수혈 못해 기술혁신 난항… KT자회사 통한 우회증자 등 거론
ICT기업 금융업 진출 걸림돌 우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운명을 쥐고 있던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자 업계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경쟁 구도를 강화해 금융권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불투명해졌다.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을 삭제하는 게 핵심이었다. 지난해 초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인터넷은행의 지분 34%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발효됐지만, 공정거래법 위반은 여전히 대주주 결격 사유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대규모 장치산업이 많은 국내 ICT 산업 특성상 공정거래법 위반 기준 규정이 지나치게 가혹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반영해 만든 것이었다.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추진은 물론 서비스 영위 자체가 불가능한 ‘식물 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탓에 KT가 5년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신규 자금을 수혈하지 못해 지난해 4월부터 대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KT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케이뱅크 측은 일단 ‘플랜B’ 가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자회사를 통한 우회 증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설립 취지가 KT의 기술력과 상징성을 활용해 혁신 금융을 실현하자는 것이었는데 돈만 넣는다고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주주단 내부에서조차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 부결이 향후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ICT, 통신기업들이 대주주 자격에 발목 잡힐 것을 우려해 향후 금융업 진출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1호 케이뱅크와 2호 카카오뱅크, 예비인가를 받은 3호 토스의 경쟁 구도를 통해 혁신을 주도하고 시장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업계의 비전도 불확실해졌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ICT기업 금융업 진출 걸림돌 우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운명을 쥐고 있던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자 업계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경쟁 구도를 강화해 금융권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불투명해졌다.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을 삭제하는 게 핵심이었다. 지난해 초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인터넷은행의 지분 34%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발효됐지만, 공정거래법 위반은 여전히 대주주 결격 사유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대규모 장치산업이 많은 국내 ICT 산업 특성상 공정거래법 위반 기준 규정이 지나치게 가혹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반영해 만든 것이었다.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추진은 물론 서비스 영위 자체가 불가능한 ‘식물 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탓에 KT가 5년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신규 자금을 수혈하지 못해 지난해 4월부터 대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KT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케이뱅크 측은 일단 ‘플랜B’ 가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자회사를 통한 우회 증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설립 취지가 KT의 기술력과 상징성을 활용해 혁신 금융을 실현하자는 것이었는데 돈만 넣는다고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주주단 내부에서조차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 부결이 향후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ICT, 통신기업들이 대주주 자격에 발목 잡힐 것을 우려해 향후 금융업 진출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1호 케이뱅크와 2호 카카오뱅크, 예비인가를 받은 3호 토스의 경쟁 구도를 통해 혁신을 주도하고 시장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업계의 비전도 불확실해졌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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