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끼리끼리’ 폐쇄적 온라인 소통이 인식 오류 만든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입력 2020-02-19 03:00 수정 2020-02-19 03:00
런던大 연구팀 ‘반향실 효과’ 실험… 자신과 정치적 성향 같다는 이유로
도형 분류 더 잘할 것이라고 착각… 타인 전문성 평가 때도 자주 발생
자신과 같은 방법 주식평가-투자땐 다른 분야도 능력 발휘하리라 예단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의사결정을 할 때 정보의 정확성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상호 유사성이다. 정보 제공자가 어떤 측면에서 정보 이용자와 유사한 성향을 지니면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한다. 이러한 현상이 심각해지면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반향실(Echo Chamber) 효과’로 발전한다.
반향실 효과란 폐쇄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게 되면서 편향된 사고가 강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나 매체로부터 얻은 정보는 액면 그대로 신뢰하고 주변에 전파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불신하고 거부한다. 그 결과 자신과 같은 목소리가 계속 메아리치며 증폭된다.
반향실 효과는 타인의 전문성을 평가할 때도 자주 발생한다. 자신과 비슷한 방법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은 그 밖의 재무 관련 분야에서도 탁월한 수완과 재능을 발휘하리라 예단한다. 실제로 다른 재무 관련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말이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이런 반향실 효과가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분야로까지 확산되는 ‘인식적 파급’ 현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간단한 도형 분류 작업을 하게 하면서 도형을 분류할 때마다 다른 참가자의 정치적 성향과 도형 분류의 옳고 그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참가자들은 (1)동일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도형 분류 작업을 오류 없이 수행한 사람 (2)동일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지만 도형 분류에서 오류를 범한 사람 (3)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도형 분류를 오류 없이 수행한 사람 (4)정치적 성향도 다르고 도형 분류도 실패한 사람 등 4개 유형으로 나뉘게 된다.
연구팀은 이렇게 ‘정치 성향’과 ‘도형 분류’ 과업이라는 서로 관련 없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파고들었다. 분석 결과 대다수 참가자가 (2)에 속한 사람들의 도형분류 성공률이 (3)에 속한 사람들보다 높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실제로는 도형 분류에서 오류를 범했지만 정치적 성향이 자신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더 정확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심지어 정치적 성향과 도형 분류는 연관이 없으므로 상관관계가 ‘0’이어야 정상이지만 참가자들이 느끼는 상관관계는 0.37이나 됐다. 객관적인 작업 수행 능력에 상관없이 정치 성향이 같은 사람을 더 신뢰하고 비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여실히 드러내는 결과다.
도형 분류 더 잘할 것이라고 착각… 타인 전문성 평가 때도 자주 발생
자신과 같은 방법 주식평가-투자땐 다른 분야도 능력 발휘하리라 예단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의사결정을 할 때 정보의 정확성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상호 유사성이다. 정보 제공자가 어떤 측면에서 정보 이용자와 유사한 성향을 지니면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한다. 이러한 현상이 심각해지면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반향실(Echo Chamber) 효과’로 발전한다.
반향실 효과란 폐쇄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게 되면서 편향된 사고가 강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나 매체로부터 얻은 정보는 액면 그대로 신뢰하고 주변에 전파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불신하고 거부한다. 그 결과 자신과 같은 목소리가 계속 메아리치며 증폭된다.
반향실 효과는 타인의 전문성을 평가할 때도 자주 발생한다. 자신과 비슷한 방법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은 그 밖의 재무 관련 분야에서도 탁월한 수완과 재능을 발휘하리라 예단한다. 실제로 다른 재무 관련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말이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이런 반향실 효과가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분야로까지 확산되는 ‘인식적 파급’ 현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간단한 도형 분류 작업을 하게 하면서 도형을 분류할 때마다 다른 참가자의 정치적 성향과 도형 분류의 옳고 그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참가자들은 (1)동일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도형 분류 작업을 오류 없이 수행한 사람 (2)동일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지만 도형 분류에서 오류를 범한 사람 (3)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도형 분류를 오류 없이 수행한 사람 (4)정치적 성향도 다르고 도형 분류도 실패한 사람 등 4개 유형으로 나뉘게 된다.
연구팀은 이렇게 ‘정치 성향’과 ‘도형 분류’ 과업이라는 서로 관련 없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파고들었다. 분석 결과 대다수 참가자가 (2)에 속한 사람들의 도형분류 성공률이 (3)에 속한 사람들보다 높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실제로는 도형 분류에서 오류를 범했지만 정치적 성향이 자신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더 정확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심지어 정치적 성향과 도형 분류는 연관이 없으므로 상관관계가 ‘0’이어야 정상이지만 참가자들이 느끼는 상관관계는 0.37이나 됐다. 객관적인 작업 수행 능력에 상관없이 정치 성향이 같은 사람을 더 신뢰하고 비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여실히 드러내는 결과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정상이지만, 선택과 판단을 유사성에 맡기는 건 정상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생산하고 퍼뜨리는 인식적 오류를 직시하고 인정하며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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