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는 수천억 적자…中정부 지원 ‘CATL’은 8000억 순익
지민구기자
입력 2020-02-04 15:34 수정 2020-02-04 15:47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수천억 원의 적자를 낸 가운데 중국 정부 지원을 받은 글로벌 1위 업체 CATL은 80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CATL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지난해 연간 순이익 최대 예상치를 2018년 대비 45% 늘어난 49억2000만 위안(약 8364억 원)으로 제시했다. CATL 측은 “중국의 친환경자동차 산업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늘고 생산 비용이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CATL은 2018년 처음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올라선 뒤 빠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는 중국 정부 자국산 배터리가 적용된 친환경차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연구개발(R&D) 예산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CATL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ATL은 3일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에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2년 간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CATL이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과 법적 분쟁 영향 등으로 비교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배터리 부문에서 LG화학은 454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SK이노베이션도 3091억 원의 적자를 봤다. 증권가에선 삼성SDI 역시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50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가 일시적인 비용 부담 증가로 적자 폭이 커진 만큼 올해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폭도 줄어드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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