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첫 부스 두산“수소전지 드론 공략”
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입력 2020-01-10 03:00 수정 2020-01-10 03:00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8일(현지 시간) ‘CES 2020’의 두산그룹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두산이 개발해 북미 시장에 출시한 수소연료전지 드론으로 하반기(7∼12월)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 마련된 두산그룹 전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계열사 대표 등 그룹 내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박 회장은 행사장의 여러 부스를 돌며 인공지능(AI)과 드론,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꼼꼼히 살펴봤다. 두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된 기술을 중심으로 최신 트렌드를 살핀 것이다. 박 회장은 “두산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한다”며 “올해 CES에서 두산이 제시한 미래를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이 CES에 전시관을 차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두산의 전시관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였다. 건설기계와 발전 플랜트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으로 성장해온 두산그룹이 이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시관에는 수소연료전지 드론과 협동로봇,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한 건설현장 종합관제 솔루션 ‘콘셉트 엑스(Concept-X)’ 등이 전시됐다. 두산의 협동로봇은 DJ와 함께 광고판을 이리저리 돌리는 속도감 넘치는 공연을 해 시선을 끌었다. 협동로봇의 팔로 빠르고 정확하게 광고판을 돌리는 섬세한 기술을 강조한 것이다. 전시관 한쪽에선 ‘협동로봇 바리스타’가 관람객들에게 ‘핸드드립’ 대신 ‘로봇드립’ 커피를 제공하기도 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의 수소연료전지 드론도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기존 드론은 전기 배터리 기반이어서 비행시간이 20∼30분에 불과했다. 비행시간이 짧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는 사용할 수 없고 날씨에 따라 배터리가 일찍 방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면서 1회 충전으로 2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개발했다.
장시간 비행이 가능해져 재난 구조나 화물 배송, 공업용 라인 관제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의 드론은 올해 CES 2020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CES 현장에서 만난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수소연료전지로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이 다양한 사업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CES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드론 분야에서 100억 원, 로봇 분야에서 5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CES를 둘러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더 많은 것 같다”며 “내년에도 CES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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