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몰려드는 개미들, 올해만 27조 매수
소설희 기자
입력 2023-09-26 03:00 수정 2023-09-26 03:00
“주식보다 안전, 예금보다 쏠쏠”
일반투자자, 작년 3.6배로 급증
채권형 ETF 상품도 잇달아 출시
당분간 고금리 이어질 가능성

“요즘에는 채권 투자가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 박모 씨(39)는 “올 초 채권에 7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6%의 수익률을 거뒀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 들어 주식이나 부동산 대신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단기 채권도 연 5∼6%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웬만한 은행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데 주식보다 안전한 자산이라는 점이 채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인식돼 온 채권에 눈을 돌리는 일반 투자자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채권 수익률 상승과 더불어 투자 편의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2일까지 개인이 사들인 채권은 27조5915억 원으로 지난해 개인 순매수액(20조6113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채권 투자 대중화는 일반 투자자와 고액 자산가들의 채권 투자 증가율로도 확인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8월 채권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주식, 채권, 펀드 등 투자액 3억 원 미만) 수는 13만43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6875명)의 3.6배로 급증했다. 이에 비해 고액 자산가(주식, 채권, 펀드 등 투자액 3억 원 이상)는 올해 5만5100명으로 지난해(3만2917명)의 1.7배로 느는 데 그쳤다. 2021년과 비교하면 일반 투자자는 8.6배로, 고액 자산가는 3.5배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5일 기준 4.012%로 연초(3.811%) 대비 5.27% 올랐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채권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채권 투자 원리가 주식보다 까다롭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다양한 채권형 ETF가 나와 일반인들이 손쉽게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0조5622억 원으로 올 초(11조7879억 원)에 비해 42.67% 늘었다.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사들이 다양한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채권 ETF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고,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월 지급식 채권형 펀드’를 내놓았다.
채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부도 개인 투자자들의 국채 매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개인들도 최소 10만 원 단위로 연 1억 원까지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개인투자용 국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 및 20년 만기 상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회사채에 이어 국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채권 가격 하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채권 특성상 금리가 높아지면 가격이 떨어진다. 지금처럼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묻지 마 식으로 채권에 투자하면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반투자자, 작년 3.6배로 급증
채권형 ETF 상품도 잇달아 출시
당분간 고금리 이어질 가능성

“요즘에는 채권 투자가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 박모 씨(39)는 “올 초 채권에 7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6%의 수익률을 거뒀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 들어 주식이나 부동산 대신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단기 채권도 연 5∼6%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웬만한 은행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데 주식보다 안전한 자산이라는 점이 채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5일 기준 4.012%로 연초(3.811%) 대비 5.27% 올랐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채권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채권 투자 원리가 주식보다 까다롭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다양한 채권형 ETF가 나와 일반인들이 손쉽게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0조5622억 원으로 올 초(11조7879억 원)에 비해 42.67% 늘었다.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사들이 다양한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채권 ETF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고,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월 지급식 채권형 펀드’를 내놓았다.
채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부도 개인 투자자들의 국채 매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개인들도 최소 10만 원 단위로 연 1억 원까지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개인투자용 국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 및 20년 만기 상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회사채에 이어 국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채권 가격 하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채권 특성상 금리가 높아지면 가격이 떨어진다. 지금처럼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묻지 마 식으로 채권에 투자하면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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