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화물 우선협상자로 에어인천 선정

변종국 기자

입력 2024-06-18 03:00 수정 2024-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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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능성-자금 동원력 등 고려”
매각 기본합의서 내달 체결 예정
美의 통합 승인에 긍정 영향 줄듯
일각 “에어인천 재무건전성 우려”





대한항공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EC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17일 대한항공은 “인수 거래에 대한 확실성과 항공 화물 사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유지 및 성장 가능성, 자금 동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에어인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화물 전용 항공사다. 중·단거리 항공기인 미국 보잉의 B737-800SF 화물기 4대를 가지고 아시아 노선에서 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전에는 에어인천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이 3파전을 벌였다.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은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벨리카고(여객기 화물칸 활용)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에어인천은 여객기는 없지만 10년 넘게 화물 사업을 해왔다는 전문성이 있었다.

특히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인화정공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내세우면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자금 운영 계획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에어인천은 대형과 소형 화물기를 적절히 배치해 효율적인 화물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계약 조건을 협의한 뒤 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후 EC의 최종 심사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이번 화물 사업부 인수가 잘 마무리되면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미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각 상황을 지켜본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속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신주 인수계약 거래 종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어인천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에어인천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항공기 공급석이 줄면서 항공 운임이 크게 올랐던 2020∼2022년을 제외하고는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에어인천은 지난해에도 매출 약 707억 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155억 원을 기록했다.

한 화물업계 관계자는 “화물 운임은 팬데믹 기간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며 “팬데믹을 제외하고 적자만 내던 기업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에어인천이 경쟁력을 빠르게 갖춰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덧붙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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