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포인트·프리미엄·AI로 20년 업계 변화 설계
이규열 기자
입력 2024-05-27 03:00 수정 2024-05-27 03:00
후발주자의 저력 입증한 현대카드
포인트 최대 적립·PLCC 등
업계 상식 뒤엎은 상품으로 화제
1조 원 쏟은 데이터·AI로 세계 공략
현대카드는 2001년 출범 당시만 해도 점유율 약 1.8%로 업계에서 꼴찌였다. 그러나 포인트를 핵심 혜택으로 내세운 현대카드M, 국내 첫 VVIP 카드 ‘더 블랙’ 등을 잇따라 성공시킨 결과, 현재 약 1190만 명(2024년 4월 말, 본인회원 기준)의 회원을 보유하며 업계 2위(개인 신용 판매 기준)로 도약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관련 사업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B2B 마케팅 솔루션을 파트너사에 제공하는 한편, 비자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후발주자였지만 변화에 이끌리지 않고 변화를 주도한 현대카드는 올해 4월 새로운 슬로건인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Atchitect of Change)’를 발표했다. 또 한 번 ‘변화의 설계자’가 돼 신용카드 시장의 새로운 룰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뜻을 담았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4년 5월 2호(393호)에 실린 현대카드가 이끈 신용카드 업계 변화의 역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 파격 상품으로 업계 판도 뒤집어
2003년 출시한 현대카드M은 카드 혜택 중 하나에 불과했던 포인트에 주목한 최초의 카드였다. 출시 당시 경쟁사들이 이용 금액의 0.1∼0.5%를 포인트로 지급했는데, 현대카드M은 2% 포인트 적립을 내세웠다. 이렇게 쌓인 M포인트는 신차, 항공권, 온리인 쇼핑 할인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사용됐다.국내 최초 선할인 제도인 ‘세이브 포인트’도 선보였다.
2005년 2월 선보인 국내 최초 VVIP 카드 ‘더 블랙’은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까웠다. 상위 0.05%를 겨냥하며 연회비는 연간 100만 원, 월 신용한도는 1억 원에 달했다. 현대카드가 먼저 초대한 이들 가운데 심사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견을 받는 사람만이 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과감한 현대카드의 행보에 업계에선 우려의 시선도 컸다. 특히 더 블랙을 선보일 당시 초고소득자들은 소비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 이 카드를 쓰기를 주저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카드M은 고객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며 2007년 단일 카드로는 국내 최초 회원 수 500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까지 누적 발급 수는 3500만 장에 달한다. 상품 이름에 알파벳을 활용하는 ‘알파벳 마케팅’ 또한 현대카드M이 원조다.
더 블랙은 배우 이정재,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사용하는 카드로도 알려졌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혜택을 세분화한 프리미엄 카드 ‘더 퍼플’ ‘더 레드’ 등을 추가로 선보이기도 했다. 엔데믹 이후 이어진 불황에도 현대카드는 전 카드사 중 가장 큰 회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3년 말 프리미엄 회원 수는 약 28만 명으로 2021년 말 대비 약 72% 늘어나면서 전체 회원 수 대비 4배가량 높은 성장세를 자랑한다.
● 데이터·AI로 구축한 1등들의 동맹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8월 말 기준 국내 신용카드사가 발급한 상업자 표시 카드(PLCC) 중 약 89%가 현대카드였다. PLCC는 상품 기획, 마케팅,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업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제휴 카드와 차별화된다.
현대카드의 PLCC는 2019년 코스트코와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2018년 83만 명이던 현대카드 PLCC 회원 수는 2021년 320만 명으로 성장했고, PLCC 회원 비율도 11%에서 32%로 크게 확대됐다.
현대카드는 PLCC 파트너사들의 데이터 동맹인 ‘도메인 갤럭시’라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는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각 파트너사 간 협업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도메인 갤럭시’에는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네이버, 스타벅스 등 업계 1위 기업 18개가 포함돼 있었고, 이 생태계에 속한 고객은 약 2억3000만 명에 육박했다. 이달 초 올리브영과 추가로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전체 회원 수는 약 2억4400만 명으로 늘었다.
현대카드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통해 파트너사 간 마케팅 협업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의 독자적인 데이터 및 AI 기술이 적용된다. 현대카드는 201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AI에 1조 원가량을 투자했으며, 데이터 설계 분야에서는 전 세계 금융사 중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AI,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은 인간 마케터가 추천했을 때보다 6배가량 효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파트너사 간 마케팅 협업은 2020년 10건으로 출발해 현재까지 총 2000여 건이 진행됐다.
현대카드의 데이터 솔루션은 해외로까지 진출했다. 2022년 일본에 현대카드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2023년 6월에는 비자와 공동 데이터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해 11월에는 프랑스 내 16개 주요 금융사가 현대카드의 데이터 역량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현대카드를 찾았다.
한편 현대카드는 가수 장범준 콘서트에 대체불가토큰(NFT)으로 티켓을 발행해 암표를 막는 NFT 활용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 도입을 성사시키며 전 세계 결제 시장에서 90% 이상 활용되는 EMV 결제 시스템의 국내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포인트 최대 적립·PLCC 등
업계 상식 뒤엎은 상품으로 화제
1조 원 쏟은 데이터·AI로 세계 공략
올 4월 새롭게 탄생한 현대카드 대표 상품인 현대카드M, 현대카드MM, 현대카드X, 현대카드Z(왼쪽부터). 현대카드가 새롭게 공개한 슬로건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에 기반한 상품 개편 체계가 적용됐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는 2001년 출범 당시만 해도 점유율 약 1.8%로 업계에서 꼴찌였다. 그러나 포인트를 핵심 혜택으로 내세운 현대카드M, 국내 첫 VVIP 카드 ‘더 블랙’ 등을 잇따라 성공시킨 결과, 현재 약 1190만 명(2024년 4월 말, 본인회원 기준)의 회원을 보유하며 업계 2위(개인 신용 판매 기준)로 도약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관련 사업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B2B 마케팅 솔루션을 파트너사에 제공하는 한편, 비자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후발주자였지만 변화에 이끌리지 않고 변화를 주도한 현대카드는 올해 4월 새로운 슬로건인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Atchitect of Change)’를 발표했다. 또 한 번 ‘변화의 설계자’가 돼 신용카드 시장의 새로운 룰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뜻을 담았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4년 5월 2호(393호)에 실린 현대카드가 이끈 신용카드 업계 변화의 역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 파격 상품으로 업계 판도 뒤집어
2003년 출시한 현대카드M은 카드 혜택 중 하나에 불과했던 포인트에 주목한 최초의 카드였다. 출시 당시 경쟁사들이 이용 금액의 0.1∼0.5%를 포인트로 지급했는데, 현대카드M은 2% 포인트 적립을 내세웠다. 이렇게 쌓인 M포인트는 신차, 항공권, 온리인 쇼핑 할인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사용됐다.국내 최초 선할인 제도인 ‘세이브 포인트’도 선보였다.
2005년 2월 선보인 국내 최초 VVIP 카드 ‘더 블랙’은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까웠다. 상위 0.05%를 겨냥하며 연회비는 연간 100만 원, 월 신용한도는 1억 원에 달했다. 현대카드가 먼저 초대한 이들 가운데 심사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견을 받는 사람만이 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과감한 현대카드의 행보에 업계에선 우려의 시선도 컸다. 특히 더 블랙을 선보일 당시 초고소득자들은 소비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 이 카드를 쓰기를 주저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카드M은 고객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며 2007년 단일 카드로는 국내 최초 회원 수 500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까지 누적 발급 수는 3500만 장에 달한다. 상품 이름에 알파벳을 활용하는 ‘알파벳 마케팅’ 또한 현대카드M이 원조다.
더 블랙은 배우 이정재,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사용하는 카드로도 알려졌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혜택을 세분화한 프리미엄 카드 ‘더 퍼플’ ‘더 레드’ 등을 추가로 선보이기도 했다. 엔데믹 이후 이어진 불황에도 현대카드는 전 카드사 중 가장 큰 회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3년 말 프리미엄 회원 수는 약 28만 명으로 2021년 말 대비 약 72% 늘어나면서 전체 회원 수 대비 4배가량 높은 성장세를 자랑한다.
● 데이터·AI로 구축한 1등들의 동맹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8월 말 기준 국내 신용카드사가 발급한 상업자 표시 카드(PLCC) 중 약 89%가 현대카드였다. PLCC는 상품 기획, 마케팅,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업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제휴 카드와 차별화된다.
현대카드의 PLCC는 2019년 코스트코와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2018년 83만 명이던 현대카드 PLCC 회원 수는 2021년 320만 명으로 성장했고, PLCC 회원 비율도 11%에서 32%로 크게 확대됐다.
현대카드는 PLCC 파트너사들의 데이터 동맹인 ‘도메인 갤럭시’라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는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각 파트너사 간 협업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도메인 갤럭시’에는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네이버, 스타벅스 등 업계 1위 기업 18개가 포함돼 있었고, 이 생태계에 속한 고객은 약 2억3000만 명에 육박했다. 이달 초 올리브영과 추가로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전체 회원 수는 약 2억4400만 명으로 늘었다.
현대카드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통해 파트너사 간 마케팅 협업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의 독자적인 데이터 및 AI 기술이 적용된다. 현대카드는 201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AI에 1조 원가량을 투자했으며, 데이터 설계 분야에서는 전 세계 금융사 중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AI,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은 인간 마케터가 추천했을 때보다 6배가량 효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파트너사 간 마케팅 협업은 2020년 10건으로 출발해 현재까지 총 2000여 건이 진행됐다.
현대카드의 데이터 솔루션은 해외로까지 진출했다. 2022년 일본에 현대카드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2023년 6월에는 비자와 공동 데이터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해 11월에는 프랑스 내 16개 주요 금융사가 현대카드의 데이터 역량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현대카드를 찾았다.
한편 현대카드는 가수 장범준 콘서트에 대체불가토큰(NFT)으로 티켓을 발행해 암표를 막는 NFT 활용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 도입을 성사시키며 전 세계 결제 시장에서 90% 이상 활용되는 EMV 결제 시스템의 국내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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