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루보쉬 바타 “럭셔리 호텔, 도시의 격·위상 상징”

김재범 기자

입력 2016-08-08 05:45 수정 2016-08-0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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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이면서 고궁부터 맛집까지 한국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로컬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광화문에 있다는 것이 우리 호텔의 매력 중 하나죠.” 28층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에서 경복궁과 북악산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뷰를 소개하는 루보쉬 바타 포시즌스호텔서울 총지배인.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포시즌스호텔서울 총지배인 ‘루보쉬 바타’

지난해 10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포시즌스 호텔&리조트가 서울 한복판 광화문 사거리에 첫 호텔을 오픈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도쿄, 상하이, 베이징, 홍콩, 방콕 등 아시아 다른 대도시와 비교해 럭셔리 호텔이 유독 귀한 서울에 최초로 들어선 글로벌 브랜드. 과연 메르스 사태 등으로 호텔업계 전체가 불황을 겪던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잘 정착할지 의문부호가 붙었다. 1주년을 바라보는 지금,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특급호텔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세돌-알파고 대국 등의 대형 이벤트로 해외시장에서도 성가를 높였다. 한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포시즌호텔서울의 루보쉬 바타 총지배인을 만났다.

트립어드바이저의 1위 평가 고무적
고궁·맛집 등 광화문 매력적인 입지
포시즌스만의 고객맞춤서비스 집중

-포시즌스호텔서울(이하 포시즌스)이 오픈한지 10개월 가까이 됐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는가. 혹시 점수를 준다면 A∼F 중 어느 정도.


“공사 중인 건물을 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개월이 지났다는 사실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 사실 호텔에서 10개월은 아직 갓난 애기다. 서비스나 시설 등이 제대로 안정화되려면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 이상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는 초기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객실단가도 다른 호텔과 비교해 높은데도 반응이 좋은 점이 더 고무적이다.”


-점수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답변을 안했다.


“한국 미디어는 숫자나 구체적 등급으로 평가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매니저 입장에선 아직 부족하거나 개선될 부분이 보인다. 직접 평가하기 보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서울 럭셔리 호텔들 중 1위를 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트립어드바이저는 48개국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커뮤니티로 650만개의 숙박, 음식, 관광명소에 대해 연간 3억5000만 건의 리뷰가 올라온다.)


-아직 포시즌스란 브랜드에 대해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기회에 소개한다면.

“한국 첫 론칭이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 본사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고 55년 됐다. 41개국 99개 호텔을 운영하는데, 한국에 먼저 진출한 다른 글로벌 체인과 다른 점은 여러 등급의 호텔이 아닌 럭셔리 호텔 단일 브랜드만 운영하는 점이다.”


-포시즌스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는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서울과 비슷하거나 규모가 작은 다른 아시아 도시들과 비교해 많이 늦었다.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본사에서 주목한 지는 오래됐다. 거의 10년 이상 한국시장에 대한 파악과 진출 준비를 했다. 하지만 포시즌스와 같은 규모의 럭셔리 호텔이 진출하려면 좋은 현지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또한 위치도 중요하다. 미래에셋처럼 목표를 공유할 파트너, 그리고 광화문과 같은 좋은 입지를 잡으려다 보니 오래 걸렸다.”


-광화문이란 지역이 호텔 경영자 입장에서 그렇게 매력적인가.

“여행자의 입장에서 광화문은 서울의 역사, 문화 중심이다. 특히 주변에 경복궁 같은 고궁부터 행정기관, 오래되고 독특한 맛집, 서민적인 술집 등이 있어 한국적인 문화를 체험하기에 알맞다. 호텔 가까운 곳에 이처럼 다양한 로컬 문화가 있어 고객들이 쉽게 그런 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는 없는 우리만의 강점이 된다.”


-포시즌스가 오픈했지만 아직도 럭셔리 브랜드가 필요한지 회의적인 시각은 남아있다.

“포시즌스나 만다린오리엔탈, 페닌슐라 같은 럭셔리 호텔은 도시의 격과 위상을 상징한다. 직접 투숙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호텔이 있다는 것이 여행자에게 도시에 대한 인상을 새롭게 만든다. 전에 근무했던 태국 코사무이도 예전에는 배낭여행자의 섬이었지만, 럭셔리 호텔이 들어서면서 항공노선이 늘고 공항을 개축했다. 서울은 아직 홍콩, 도쿄와 비교하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럭셔리 호텔의 가격이 낮은 편이다.”


-후발주자로 진출하면서 기존 특급호텔들과 어떤 점으로 차별화와 경쟁을 생각했나.

“99개의 다른 포시즌스 계열 호텔에서 하는 서비스 아이덴티티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게 목표였다. 한국에 있는 기존 호텔을 의식하고 비교하기 보다는 포시즌스 고유의 서비스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집중했다.”


-포시즌스 고유의 서비스라는 것이 좀 추상적인 것 같다.

“진정한 럭셔리 호텔의 가치는 최신 하드웨어보다 호텔리어의 서비스 같은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다. 최신 대형TV나 첨단 IT설비 등을 갖추는 것은 돈만 있다면 어떤 호텔이나 가능하다. 하지만 품격이 담긴 서비스는 절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포시즌스 만의 서비스 또는 호스피털리티는 고객 개개인의 필요와 요구에 대해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지니스 투어 고객의 경우, 그의 일정과 여행 목적에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이고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한다.”


-업무를 떠나 개인적으로 한국 맛집을 가거나 여행을 한 적이 있는가.

“내가 사는 한남동 근처 돼지갈비 식당이나 커피점을 자주 간다. 비록 영어는 잘못해도 나를 보면 이름을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한다. 커피점에서는 이제 취향에 맞게 설탕양을 조절해서 커피를 내준다. 돼지갈비 집에서도 두 달 만에 갔는데 금방 알아보고 반겨준다. ‘이런 것이 한국적 서비스구나’라고 느꼈다. 여행은 겨울 스포츠를 좋아해 자주 다니는데, 정선의 하이원 리조트가 마음에 들어 자주 갔다.”



● 루보쉬 바타는 누구?


체코 출신으로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 경영을 전공했다. 독일, 호주, 서남아시아의 다양한 호텔에서 근무하다 2004년 포시즌스호텔 방콕의 식음료부 팀장으로 포시즌스 호텔&리조트그
룹에 합류했다. 이후 포시즌스 리조트 태국 치앙마이와 코사무이 총지배인을 거쳐 2015년 포시즌스호텔서울의 초대 총지배인으로 부임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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