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0명이 뽑은 ‘한국 현대건축물 최고와 최악’

동아일보

입력 2013-02-05 03:00 수정 2013-02-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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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월간SPACE 조사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 1위로 뽑힌 공간 사옥. 건축가 김수근의 대표작이다. SPACE 제공
‘한국 최악의 현대 건축’ 1위로 선정된 서울시 신청사.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낮지만 답답하지 않은 천장, 좁지만 불편하지 않은 계단, 작지만 길을 잃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터를 닦고 41세에 짓기 시작해 47세에 완성한 ‘공간’ 사옥이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선정됐다.

반면 ‘아이아크 건축가들’의 유걸 공동대표가 원설계를 맡아 지난해 8월 완공한 서울시 신청사는 최악의 현대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동아일보와 건축 전문 월간 ‘SPACE’는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광복 이후 지어진 현대건축물 가운데 최고와 최악의 건축물을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은 최고의 건축물 5개, 최악의 건축물 3개를 추천했다.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소속 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은 최고의 건축물로 추천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조사 결과 55명의 추천을 받은 공간 사옥이 최고의 현대건축 1위를 차지했다. 전숙희 와이즈건축 대표는 “시간의 결이 있는 건축물”, 이동훈 이화여대 건축학부 교수는 “한국 전통의 공간감과 재질감을 현대적인 어휘로 재해석해 냈다”라고 호평했다.

2위는 주한 프랑스대사관이다.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국의 전통 건축이 갖는 현대적 가능성을 잘 살렸다”라며 추천했다. 3위는 선유도공원, 4위 경동교회, 5위는 서울 인사동 쌈지길이 선정됐다.

최악의 현대건축물 조사에서는 39명이 추천한 서울시 신청사가 1위를 기록했다. “주변과 조화되지 않고 외계의 건물 같다”, “일제마저도 특별한 공을 들인 서울의 심장부에 우리 스스로 큰 실수를 범했다”라는 혹평이 나왔다. 2위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3위는 서울 화신백화점을 헐고 지은 종로타워, 4위는 한강 위의 세빛둥둥섬, 5위는 서울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였다.

이번 설문에는 건축 관련 4개 단체(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학회 새건축사협의회)가 추천한 회원 80여 명과 건축 전문 사진작가 및 칼럼니스트가 참여했다. 동아일보는 6일자부터 격주로 최고 또는 최악으로 선정된 건축물을 소개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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