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실력”… 삼성, 3세대 D램으로 불황 돌파

김지현 기자

입력 2019-03-22 03:00 수정 2019-03-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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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계 극복… ‘3세대 10나노급 D램’ 세계 최초로 개발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3세대 10나노급(1z) 8Gb DDR4 D램.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D램 미세 공정의 한계를 또 한 번 넘어서 세계 최초로 10나노 초중반대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3세대 10나노급(1z) DDR4(Double Data Rate 4) D램’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21일 밝혔다. 2017년 11월 업계 최초로 10나노 중후반대인 ‘2세대 1y나노’ D램을 양산한 지 16개월 만이다.

삼성전자가 양산 전 개발 단계에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근 2년간 이어져 온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주춤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를 강조하며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반기 이후 반도체시장 수요가 다시 급증할 때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1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도 이 일환으로 해석된다.

통상 반도체업계에선 18나노급 D램을 1세대 1x라 칭하고 10나노 중후반대를 ‘2세대 1y’, 그보다 더 미세공정인 10나노 초중반대를 ‘3세대 1z’라 부른다. 1nm(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나노 단위가 작아질수록 D램을 만드는 회로가 더 미세해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측은 “3세대 10나노급(1z) D램은 초고가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 1y D램보다 생산성을 20% 이상 향상시켰고 전력효율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회로가 더 미세해진 만큼 같은 웨이퍼 한 장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반도체 칩 생산량이 20% 늘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 D램을 하반기에 고성능 서버 및 PC용으로 본격 양산하는 한편, 내년에는 성능과 용량을 동시에 높인 DDR5 및 모바일용 LPDDR5 등 차세대 D램도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D램은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에 따라 DDR1∼5로 구분되는데 숫자가 커질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로 빨라진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기술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최첨단 공정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을 적기에 출시해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더 벌린다는 게 목표다.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2세대 1y D램을 개발해 올해 2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계 3위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4분기부터 1y를 양산 중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앞다퉈 D램 양산 계획을 내놨던 중국 업체들은 예기치 못한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 휘말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푸젠진화 반도체는 30나노급 D램 양산을 준비했지만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생산설비 도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최근 D램 양산을 포기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마이크론은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 콜에서 “공급 조정을 위해 D램과 낸드의 생산을 5%씩 축소한다”고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수요가 줄어든 만큼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하며 감산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하반기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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