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락 가르는 부양가족… 직계존속 3년 부양해야[부동산 빨간펜]

오승준 기자

입력 2024-10-04 03:00 수정 2024-10-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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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청약서 고점 통장 쏟아져
강남3구-용산 가점제 비율 높아
미성년자 청약통장 기간 2→5년
자녀 청약통장 中2 때 만들면 유리
가족 늘리려 위장전입하면 형사처벌


최근 인기 청약 단지를 중심으로 고점 통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남구 청담르엘 평균 경쟁률이 667.3 대 1을 보인 가운데 최소 당첨 가점이 74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5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 15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을 맞춰야 달성할 수 있는 점수입니다. 이처럼 높은 가점을 확보해야 주요 단지에서의 청약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은 청약 가점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가점제가 무엇인가요?

“주택청약에서 당첨자를 선정하는 방식 중에 가점제와 추첨제가 있습니다. 가점제의 경우 요소별로 점수를 매긴 뒤 총점이 높은 순으로 주택을 분양합니다. 총점은 84점이며, 항목별로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이 있습니다.”


Q. 가점제가 왜 중요한가요?

“청약 경쟁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가점제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규제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의 경우 모든 면적별로 가점제 물량이 섞여 있습니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가점제 40%, 추첨제 60% △60㎡ 초과∼85㎡ 이하는 가점제 70%, 추첨제 30% △85㎡ 초과는 가점제 80%, 추첨제 20% 등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대형 평수일수록 가점 물량이 많은 것이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비규제지역의 경우 85㎡ 이하는 가점제 40%, 추첨제 60%로, 85㎡ 초과는 100% 추첨제로 선발합니다.”


Q. 가점제 항목과 배점은 어떻게 되나요?

“무주택 기간은 15년 이상부터 32점 만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14년 이상∼15년 미만 30점, 13년 이상∼14년 미만 28점, 12년 이상∼13년 미만 26점 등 무주택 기간이 1년씩 적을수록 점수가 2점씩 줄어듭니다. 1년 미만은 2점을 부여합니다. 다만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 생일부터 산정되며, 예외적으로 만 30세 이전에 혼인 신고를 한 경우에는 혼인 신고일부터 무주택 기간으로 간주합니다.

부양가족은 주민등록등본에 기재된 직계존비속을 의미합니다. 부양가족 수가 6명 이상인 경우 만점인 35점을 부여합니다. 5명 30점, 4명 25점 등 6명보다 한 명씩 적을수록 5점씩 줄어듭니다. 부양가족이 없는 경우 5점을 받습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가입일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일까지 기간이 15년 이상인 경우 17점을 부여합니다. 14년 이상∼15년 미만 16점, 13년 이상∼14년 미만 15점 등 1년씩 적을수록 1점씩 줄어듭니다. 가입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 1점을 받습니다.”


Q. 가점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싶은데,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까요?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납입 기간은 되돌리기 어렵겠지요.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이 부양가족 항목입니다. 다만 배우자의 부모를 포함한 직계존속의 경우 3년 이상 부양해야 인정됩니다. 요즘 육아 전선에 뛰어드는 조부모들이 많은 만큼 이런 가정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겠지요.

그렇다고 위장전입 유혹에 빠져선 안 됩니다. 직계존비속을 위장전입하는 식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리는 등 청약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주택공급 계약이 취소되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3년 국토부 등에서 적발한 부정청약 1116건 중 위장전입 사례는 778건(69.7%)에 달했습니다. 위장전입을 가장 많이 적발하는 기관인 국세청의 경우 대상자들의 신용카드 사용 패턴,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 명세, 하이패스 및 교통카드 사용 내역, 주차 차량 등록 내역, 병의원 진료 내역 등을 토대로 조사하곤 합니다. 직접 찾아가 탐문 조사도 실시합니다.”


Q. 내 자녀의 청약통장을 일찍 만들면 유리할까요?

“미성년자 시절의 가입 기간은 전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올해 1월부터 미성년자 청약통장 납부 인정 범위가 기존 2년에서 5년까지 확대됐습니다. 그동안 자녀가 고등학교 2학년 생일이 될 때 생일 선물로 주택청약통장을 개설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는 중학교 2학년으로 앞당겨야겠습니다.”


Q. 복잡한 가점제는 왜 도입이 된 건가요?

“가점제는 2007년에 본격 도입됐습니다. 청약 제도는 이전까지 추첨제로 진행됐는데,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가점제가 도입된 것입니다. 다만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은 시기별로 조정됐습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이 필요할 때는 가점제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을 때 다시 늘리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가점제가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에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1, 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부양가족 배점(32점)이 전체 청약 만점(84점) 중 38%에 달하는 현 가점제에 대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양가족 중심 가점제가 핵가족 형태가 보편화된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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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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