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은 줄이고, 성적은 올리고… 아침밥 한그릇은 우리몸에 ‘보약’

태현지 기자

입력 2022-09-26 03:00 수정 2022-09-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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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동아일보 공동기획]
쌀 속 식이섬유가 비만 막아주고, 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 예방
청소년기 아침식사, 집중력 높여… 실제 수능-내신 성적 향상 효과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아침식사 결식률은 2011년 21.4%에서 2020년 34.6%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높았으며 다른 연령에 비해 만 19∼29세가 가장 결식률이 높았다.

반면 한 리서치 기관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아침식사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즉 아침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침밥을 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만 19∼29세 청년층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58.2%로 가장 높으며 그 뒤를 이어 결식률이 높은 연령대는 만 12∼18세로 가장 왕성한 두뇌활동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대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아침밥을 거르고 있다면 살을 빼고, 성적은 올리는 아침 쌀밥의 기적에 주목하자.


아침 쌀밥으로 살을 빼자


보통 밥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쌀에 포함된 당질은 우선적으로 에너지에 소비되기 때문에 오히려 비만 예방에 효과적인 식품이다. 실제로 농촌진흥청과 분당제생병원이 2018년에 공동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쌀은 미네랄 성분과 비타민B군이 풍부하고 다른 곡류에 비해 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하며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의 주성분이 탄수화물인 까닭에 쌀을 성인병의 주범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쌀을 구성하는 탄수화물은 소화 흡수가 느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줌으로써 밀·감자·옥수수를 섭취했을 때보다 당뇨 발생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쌀의 식이섬유는 장내 유해 물질을 흡수·배출함으로써 비만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식이 양식보다 허리둘레를 줄여준다’고 발표해 큰 화제를 낳았다. 강 교수에 따르면 밥은 쌀에 물만 넣어 짓기 때문에 방부제 등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걱정이 필요 없고 밥 중심 식사는 지방의 섭취가 적고 식이 섬유소,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히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이 적당히 조화를 이룬 상태로 우수한 식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강 교수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도 경고하며 쌀밥으로 아침식사를 할 것을 적극 추천했다. 강 교수는 “최근 식사 경향을 보면 쌀 소비가 줄면서 아침을 거르거나 빵과 우유로 간단히 식사하는 형태가 늘어나는데 하루에 두 끼만 먹는 식사 습관은 저녁에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몸이 공복 기간을 오랫동안 체험하면서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쪽으로 대사가 진행돼 비만이 되기 쉽다”며 쌀밥을 아침식사로 적극 추천했다.


수험생, 아침 쌀밥이 점수 올린다


아침 쌀밥은 성적과도 직결된다. 2011년 대학생들의 아침식사와 수능 성적 및 내신 성적에 관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침식사의 횟수와 수능 성적이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며 그중에도 매일 아침밥을 먹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수능 성적이 10점 이상 높아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연구는 이를 더욱 명확히 증명한다. 아침을 먹지 않는 전북지역의 청소년 81명을 대상으로 밥 중심 아침 식사 군(한식)과 빵 중심 아침 식사 군(서양식), 결식군 3개 집단으로 나눠 실시한 이 실험에서 각 집단에 10주 동안 해당 식사를 제공한 뒤 나타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정서적 안정, 학습능력 향상과 신체적 건강 증진 효과가 밥 중심 한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이어 빵 중심 서양식, 결식 순으로 나타났다.

기억과 학습효과에 관련된 가바(GABA), 도파민, 뇌신경생장인자 등의 신경전달물질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밥 중심 아침 식사 군이 결식보다 각각 11.4%, 13%, 25.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능력 평가를 위한 간이인지척도(BCRS·Brief cognitive rating scale), 주의 집중력, 이해력 검사 결과에서도 모두 밥 중심 아침 식사 군이 결식보다 점수가 각각 3배, 4.7배, 15.6배 높았다. 정서적 건강 정도 측정을 위한 뇌전도 검사 결과, 안정·이완 지표인 알파파와 주의·집중력 지표인 베타파 모두 밥 중심 아침 식사군에서 결식보다 각각 1.3배, 1.7배로 높았다.


내 고향 쌀로 짓는 맛있는 아침 쌀밥


입맛 없는 아침, 쌀밥으로 맛있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맛있는 쌀을 골라 보려면 내 고향 쌀에 주목해 보자. 강원 오대쌀은 1982년 개발되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강원 철원에서 주로 생산된다. 현무암, 무기질, 황토 흙으로 구성된 철원 평야의 기름진 토양에서 재배돼 영양이 풍부하다. 춥고 긴 겨울, 높은 일교차 등 강원이 제공하는 자연환경으로 벼 알 조직이 치밀하다.

최근 구수한 밥 냄새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삼광은 충청도의 대표 쌀이다. 신동진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등 벼의 주요 3대 병에 강하다는 의미로 ‘삼광’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최고 품질 벼로 이름을 올린 삼광은 쌀이 알차고 품질 변이가 적어 소비자 신뢰도가 높다.

비옥한 땅 호남평야의 기운을 받은 전북의 신동진은 1999년 개발된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벼로 유명하다. 특히 다른 품종에 비해 쌀이 1.3배가량 크고 밥맛이 우수하다. 비료를 적게 줘도 안정적인 수량을 얻을 수 있어 우수 품종으로 통한다.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쌀은 일품으로 수확률이 좋은 쌀로 통한다. 경남은 최근 인기를 더해가는 영호진미가 유명하다. 합천 쌀 명품화 사업의 일환으로 계약재배를 통해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해 생산하는 영호진미는 질병에도 강하다.

한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는 쌀 중심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침에 천원으로 쌀밥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하는 등 미래 세대의 쌀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과 관심 유도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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