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이끄는 반도체 지원 ‘K칩스법’은 4개월째 국회 표류
박현익 기자
입력 2022-11-24 03:00 수정 2022-11-24 03:55
[수출 비상등]
여야,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없이
野 “대기업 세감면 축소” 수정안 발의
업계 “수출 경쟁력 하루가 급해”
정부가 수출전략회의에서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강조했지만 막상 이를 뒷받침할 법제는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정치권의 지원 없이는 신규 투자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8월 4일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K칩스법’은 4개월째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이뤄지지 않았다. 이 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2일 관련 소위원회에 K칩스법을 처음 상정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안을 논의하는 대신에 수정 법안을 다시 발의했다. 민주당이 수정한 내용의 핵심은 대기업이 시설 투자를 할 경우 법인세 공제를 기존 6%에서 20%가 아닌 10%까지만 확대한다는 것이다. K칩스법이 ‘대기업 특혜’라는 주장을 펴오다가 결국 투자 인센티브를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재계에서는 “정치권이 결국 3개월여를 허비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이 공전하는 사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건설하는 데 20조∼30조 원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점유율 53.4%)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에 올라 있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경우 경기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과 미국 마이크론,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라는 악재가 겹쳐 있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1287억 달러)은 전체 수출액에서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경제 파급력이 크다. 반도체 수출액이 8∼10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자 한국 수출동력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금리, 고물가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 투자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혹한기’를 대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20% 세제 혜택을 줘도 경쟁이 버거운 상황에서 지원 규모를 더 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여야,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없이
野 “대기업 세감면 축소” 수정안 발의
업계 “수출 경쟁력 하루가 급해”
정부가 수출전략회의에서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강조했지만 막상 이를 뒷받침할 법제는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정치권의 지원 없이는 신규 투자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8월 4일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K칩스법’은 4개월째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이뤄지지 않았다. 이 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2일 관련 소위원회에 K칩스법을 처음 상정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안을 논의하는 대신에 수정 법안을 다시 발의했다. 민주당이 수정한 내용의 핵심은 대기업이 시설 투자를 할 경우 법인세 공제를 기존 6%에서 20%가 아닌 10%까지만 확대한다는 것이다. K칩스법이 ‘대기업 특혜’라는 주장을 펴오다가 결국 투자 인센티브를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재계에서는 “정치권이 결국 3개월여를 허비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이 공전하는 사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건설하는 데 20조∼30조 원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점유율 53.4%)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에 올라 있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경우 경기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과 미국 마이크론,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라는 악재가 겹쳐 있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1287억 달러)은 전체 수출액에서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경제 파급력이 크다. 반도체 수출액이 8∼10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자 한국 수출동력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금리, 고물가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 투자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혹한기’를 대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20% 세제 혜택을 줘도 경쟁이 버거운 상황에서 지원 규모를 더 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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