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야? 정종이야?… 보해, 17.5도 소주 ‘아홉시반’ 출시

동아일보

입력 2014-04-08 03:00 수정 2014-04-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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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롯데와 ‘순한 경쟁’
더 낮추면 청주-과실주와 겹쳐… 주류업계에선 “시장반응 궁금”


주류업체 보해가 알코올도수 17.5도짜리 신제품 소주인 ‘아홉시반’을 출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업체의 기존 19∼19.5도 소주 제품보다 도수를 크게 낮췄을 뿐 아니라 최근 도수를 낮춘 18도대의 경쟁사 소주보다도 낮다.

보해는 이번 신제품을 전국적인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어서 국내 주요 소주업체의 대표 브랜드 중에는 처음으로 ‘17도대 소주’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올 들어 주류업계의 두 강자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각각 대표 소주인 참이슬(18.5도) 처음처럼(18도)을 0.5∼1도 내리며 18도 소주시대를 본격화했다.

다른 업체들이 17도 소주시대를 뒤따를지는 의문이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독한 소주를 멀리하는 소비자 트렌드는 맞지만 17도대로 낮추기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해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저도주(低度酒)에 대한 선호도가 확연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젊은층에서 순한 소주를 찾고 있어 이들을 타깃으로 도수를 확 낮춘 신제품이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소주 도수 낮추기가 17도 밑으로 더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더 내릴 경우 16도 내외의 청주, 14∼15도 정도인 과실주와 같은 다른 종류의 술과 겹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처럼 쿨’(16.8도·롯데주류) ‘쏘달’(16.9도·하이트진로) ‘좋은데이’(16.9도·무학) ‘예’(16.7도·대선주조) 등 16도대의 소주가 이미 일부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저도 소주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머지않아 각 사의 주력 소주 제품이 17도대가 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도수가 계속 낮아지다 보니 똑같이 취하려면 소주를 더 많이 사먹어야 하는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이를 감안해 보해는 ‘아홉시반’의 용량을 일반적인 소주보다 15mL 많은 375mL로 만들었다. 도수를 낮춘 만큼 소비자들에게 양을 더 준다는 것이다. 또 양이 많아졌지만 도수가 낮아진 만큼 가격은 기존 제품과 같게 유지하기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편 보해는 아홉시반이라는 제품명이 술자리에서 속내를 털어놓는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상징적 의미의 시간이 오후 9시 30분이라는 데 착안해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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