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2부]떼로 달리다 쾅쾅쾅… 아찔한 버스 ‘대열운전’
김성규기자
입력 2013-03-11 03:00 수정 2015-07-08 06:07
합동임관식 가던 전세버스 8대 추돌… 초임장교 31명 다쳐
끼어들기 막으려 줄지어 운행… ‘동시 도착’ 주문에 위험 무릅써
가슴 철렁한 사고였다. 국가 안보의 첨병이 될 초임 장교 수십 명의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이었다. 이날은 31명이 부상당하는 데 그쳤지만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되면 일명 ‘떼빙’(‘떼’와 ‘드라이빙’의 합성어)으로 불리는 전세버스 ‘대열운전’ 때문에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8일 오전 7시 8분경 학군단(ROTC) 장교를 태운 전세버스 9대가 충남 논산시 연무읍 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다 이 중 8대가 논산분기점 부근에서 추돌사고를 일으켜 초임 장교 31명이 다쳤다.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릴 장교 임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맨 앞 버스가 짙은 안개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뒤따르던 버스들이 제때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추돌했다. 안개 때문에 시계가 30m도 채 되지 않았던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피해가 이 정도에 그친 것이 다행이었다. 부상자 대부분은 임관식 참석을 포기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열운전이라고도 불리는 ‘떼빙’은 전세버스들이 적게는 3, 4대에서 많게는 10대 이상 줄지어 이동하면서 다른 차량이 대열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간격을 좁혀 달리는 운전 방식을 뜻한다. 운전사는 앞차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데 모든 신경을 쏟기 때문에 전방 시야가 제한돼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대처하기 쉽지 않다. 폭주족이나 할리데이비슨 동호회원들이 무리를 지어 도로를 달리는 ‘떼빙’과도 비슷하지만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수는 수십 배 더 많다.
대열운전으로 인한 연쇄 추돌 사고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에서 부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과 동문 등 170여 명을 태우고 대열운전 하던 관광버스 4대가 앞서가던 승용차 4대의 추돌사고 현장을 피하지 못하고 다시 연쇄 추돌사고를 내 18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해 10월 24일 제주에서도 서울의 한 고교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줄지어 달리던 관광버스 중 두 대가 추돌해 학생 63명이 다쳤고 같은 달 6일 역시 제주에서 전세버스 10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승객 9명이 다치는 등 ‘떼빙’ 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떼빙’은 보통 그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 고객들이 버스회사 측에 ‘일행들을 한꺼번에 같은 시간에 도착시켜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전세버스는 정기 노선을 운행하는 것이 아니어서 운전사는 자신이 달리는 도로 환경이나 특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승객의 요구에만 따라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떼빙’을 하면 운전사는 앞선 차량과의 간격에만 몰두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 교통신호를 무시할 확률도 커진다.
특히 여행객이 많은 봄과 가을은 대열운전이 심해지는 시기다. 이때는 전세버스 수요도 많아져 임시 운전사를 고용하거나 운전사들이 무리한 운행 일정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경우도 많아진다는 점에서 더 위험해진다.
교통안전공단은 “통신이 발달한 요즘 모든 일행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할 필요는 적을 것”이라며 “휴게소 등 중간 집결지를 정해놓고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성규·조건희 기자 sunggyu@donga.com
‘난폭운전 VS 양보운전’ 손익계산서 살펴보니…
끼어들기 막으려 줄지어 운행… ‘동시 도착’ 주문에 위험 무릅써
가슴 철렁한 사고였다. 국가 안보의 첨병이 될 초임 장교 수십 명의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이었다. 이날은 31명이 부상당하는 데 그쳤지만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되면 일명 ‘떼빙’(‘떼’와 ‘드라이빙’의 합성어)으로 불리는 전세버스 ‘대열운전’ 때문에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8일 오전 7시 8분경 학군단(ROTC) 장교를 태운 전세버스 9대가 충남 논산시 연무읍 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다 이 중 8대가 논산분기점 부근에서 추돌사고를 일으켜 초임 장교 31명이 다쳤다.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릴 장교 임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맨 앞 버스가 짙은 안개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뒤따르던 버스들이 제때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추돌했다. 안개 때문에 시계가 30m도 채 되지 않았던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피해가 이 정도에 그친 것이 다행이었다. 부상자 대부분은 임관식 참석을 포기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열운전이라고도 불리는 ‘떼빙’은 전세버스들이 적게는 3, 4대에서 많게는 10대 이상 줄지어 이동하면서 다른 차량이 대열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간격을 좁혀 달리는 운전 방식을 뜻한다. 운전사는 앞차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데 모든 신경을 쏟기 때문에 전방 시야가 제한돼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대처하기 쉽지 않다. 폭주족이나 할리데이비슨 동호회원들이 무리를 지어 도로를 달리는 ‘떼빙’과도 비슷하지만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수는 수십 배 더 많다.
대열운전으로 인한 연쇄 추돌 사고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에서 부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과 동문 등 170여 명을 태우고 대열운전 하던 관광버스 4대가 앞서가던 승용차 4대의 추돌사고 현장을 피하지 못하고 다시 연쇄 추돌사고를 내 18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해 10월 24일 제주에서도 서울의 한 고교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줄지어 달리던 관광버스 중 두 대가 추돌해 학생 63명이 다쳤고 같은 달 6일 역시 제주에서 전세버스 10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승객 9명이 다치는 등 ‘떼빙’ 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떼빙’은 보통 그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 고객들이 버스회사 측에 ‘일행들을 한꺼번에 같은 시간에 도착시켜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전세버스는 정기 노선을 운행하는 것이 아니어서 운전사는 자신이 달리는 도로 환경이나 특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승객의 요구에만 따라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떼빙’을 하면 운전사는 앞선 차량과의 간격에만 몰두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 교통신호를 무시할 확률도 커진다.
특히 여행객이 많은 봄과 가을은 대열운전이 심해지는 시기다. 이때는 전세버스 수요도 많아져 임시 운전사를 고용하거나 운전사들이 무리한 운행 일정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경우도 많아진다는 점에서 더 위험해진다.
교통안전공단은 “통신이 발달한 요즘 모든 일행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할 필요는 적을 것”이라며 “휴게소 등 중간 집결지를 정해놓고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성규·조건희 기자 sunggyu@donga.com
‘난폭운전 VS 양보운전’ 손익계산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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