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로 퍼지는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어두운 전망속 주목할 투자처는[금융팀의 뱅크워치]

김수연 기자

입력 2024-04-24 14:20 수정 2024-04-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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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낳은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재택근무의 확산과 ‘뉴 노멀’로 자리잡은 고금리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죠. 두 가지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바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산하 경제 분석업체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8%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도 0.2%포인트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사무실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 사무실 공실률이 2025년 말까지 3.1%포인트 상승하고 임대료는 올해와 내년 중 각각 3.3%, 2.2%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하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더해지고 있죠.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2022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최근 1년 사이에만 10% 가까이 조정됐습니다.

데이비드 긴겔(David Gingell)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대출자문 부문 영국 총괄 본부장. C&W 제공.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의 대출자문 부문 영국 총괄 임원인 데이비드 긴겔 본부장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지난 10년 중 가장 특이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코로나19 전후로 상업용 부동산을 사용하는 용도와 패턴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건데요.

저금리 시기 공격적으로 늘린 해외 부동산 투자가 손실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는 국내 금융회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단일 사업장에 투자한 35조8000억 원 중 2조3100억 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암운이 드리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볕이 들만한 곳은 아예 없는 걸까요. 긴겔 본부장은 ‘Beds, Meds, Sheds’(주거, 의료, 물류)를 주목할 만한 투자 상품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가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분야는 선호 투자처 상위에 올랐습니다. 유럽에서는 물류와 주거 부문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올해 처음으로 사무실을 앞지르기도 했죠.

김수연 경제부 기자
긴겔 본부장은 특히 유럽의 주거용 부동산,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주거하는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학생 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주택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향후 5년간 유럽의 수도 지역 내 가구 수가 약 3% 증가한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는 “런던, 파리 등 유럽 전역의 대도시에서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까지 들어와 대규모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사무실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시장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무디스 측은 “오피스 리스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6분기 연속 증가하던 다세대 주택의 초과 공급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해소되기 시작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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