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 2년 내 양산 ‘80cm 공간만 있으면 OK’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10-25 08:01 수정 2016-10-25 08:0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휴일 오후 인파로 가득찬 마트와 백화점을 찾다 보면 주차장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의 시작점에는 어김없이 주차로 인해 진땀을 빼는 운전자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초보 시절은 분명 존재했다.

처음 운전할 때 가장 신경 쓰이고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바로 주차. 특히 공간이 넉넉지 않고 단위구역 자체가 협소한 국내 주차 사정 상 베테랑 운전자 조차 때로는 어려움을 겪곤 한다. 하지만 이런 주차 걱정이 기우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주차를 어려워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주차지원기술들을 점차 고도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차를 어려워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기술은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후방 초음파 센서를 통해 장애물과의 거리를 측정하고 너무 가까워지면 경보음을 내는 시스템부터 후방주차 시 가이드라인을 표시해주는 시스템(PGS, Parking Guide System)으로 발전했다. 뒤이어 초음파센서를 통해 주차공간을 탐지하면 운전자가 별도로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조향해주는 지능형주차보조시스템(SPAS, Smart Parking Assist System)도 등장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향 뿐 아니라, 기어변속과 제동까지 지원하는 전자동주차시스템(APAS, Autonomous Parking Assist System)을 비롯해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원격제어를 통해 자동으로 주차가 가능한 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까지 개발되는 추세다.

즉 운전자가 빈 공간을 인식시킨 후 하차해 스마트폰으로 주차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주차가 가능해진 시대가 도래 한 것. 이 기술을 활용하면 주차 중 충돌위험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운전자의 승하차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도 주차 및 출차가 가능하다.

국내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2년 내로 양산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은 다른 주차지원기술들과는 달리 조향, 제동, 변속 등 여러 제어부분을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글로벌 부품업체들도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은 평행주차와 직각주차, 평행출차와 직각출차, 장애물 긴급제동 등 주차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지원하고 여기에 열악한 국내 주차환경을 고려해 차량의 전장과 전폭보다 80cm 여유 공간만 확보되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장거리와 단거리 초음파 센서 12개를 차량 전후방 및 측방에 장착해 실시간으로 이동거리 및 각도 그리고 외부 장애물과의 거리를 감지하도록 했다. 이런 정보들이 들어오면 RSPA의 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차량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 파악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각 제어부로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때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기존 SPAS보다도 훨씬 많기 때문에 RSPA ECU는 SPAS ECU 처리속도의 4배가 넘도록 성능을 향상시켰다. ECU가 판단을 완료하고 각각의 제어부로 신호를 보내면 엔진, 조향장치(MDPS), 제동장치(iMEB), 주차브레이크(EPB) 등 4개의 제어부는 그 신호에 따라 움직여 주차를 완료한다.

현대모비스는 이처럼 원격전자동주차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주차지원기술을 구성하는 센서와 ECU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하였을 뿐 아니라,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제어로직을 현대자동차와 공동개발 함으로써 한층 완성도 높은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차지원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을 AVM(Around View Monitoring)기술과 통합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AVM은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 센서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주위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이다.
초음파센서를 기반으로 하는 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이 카메라센서를 기반으로 하는 AVM과 합쳐지면 주차공간을 인식하는 정확도가 향상되어 주차 편의가 더욱 증진된다. 또한 옆에 주차된 차량들을 기준으로 정렬하는 기존과는 달리 주차선을 기준으로 정렬하기 때문에 보다 반듯한 주차가 가능해진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처럼 빠르게 주차지원기술들을 내재화해 온 만큼 궁극적인 형태인 ‘무인 발레파킹’ 기술을 최대한 빠르게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무인 발레파킹’ 기술은 차량이 알아서 주차장을 돌아다니며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하기 때문에 센서 퓨전 뿐 아니라 주차장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또한 주차장 내에 차량이 정확히 어디쯤 이동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측위기술의 발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이미 무인 발레파킹 기술 시연에 성공한 바 있으며 기술을 점차 고도화시켜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