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르노삼성, SM6 dCi 디젤… 높아진 연비로 승부는 지금부터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8-10 08:21 수정 2016-08-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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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연비를 훌쩍 넘는 실주행 연비는 물론 넉넉한 크기의 차체까지 처음 접하는 신차였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특히 저속과 내리막길에서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활용한 뒤 다음 단수로 넘어가는 변속기 반응은 폭스바겐의 DSG(Direct Shift Gearbox)와 푸조의 MCP(Mechanical Compact Piloted)를 연상시키며 연료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감각적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각종 편의장비는 지난날 고유가 바람을 타고 순풍에 돛단 듯 팔렸던 비교적 저가형 수입 디젤차의 단출한 장비와는 사뭇 차별화 됐다. 국내 입맛에 적절히 토착화가 이뤄진 구성은 매력을 더했다.

지난해 7월 유럽시장에서 르노의 신형 중형세단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그해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실차가 일반에 공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사실 르노의 신차 ‘탈리스만(Talisman)’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머나먼 이국에서 소개되는 신차는 ‘해외토픽’ 정도의 소소한 볼거리 이상의 가치는 없었다.
다만 모터쇼 개막과 함께 르노삼성자동차가 자사의 6번째 라인업으로 탈리스만을 도입할 계획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분위기는 빠르게 반전을 거듭했다. 르노 부스는 내외신 기자들로 발 딛을 틈을 찾을 수 없었다. 국내 출시를 앞둔 미지의 신차를 한 발 앞서 살펴보려는 몸짓들로 가득했던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르노삼성은 민첩했다. 탈리스만의 모터쇼 공개 후 신차에 대한 세부 정보가 속속 공개되기 시작하자, 약 3개월 만인 이듬해 1월 국내에 첫 실차 공개와 함께 3월 판매에 돌입했다. 탈리스만에서 국내명을 ‘SM6’로 변경하고 초기 물량은 2리터 GDI 엔진, 1.6리터 터보 GDI 엔진, 2리터 LPLi 엔진으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SM6의 초기 반응은 성공적이다. 과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밀려 침체된 것으로 생각됐던 중형세단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이끈 주역으로 단숨에 올라섰다. SM6는 지난 3월 공식 판매 이후 지난달까지 4개월간 누적판매 3만대를 넘기며 성공적인 신차효과를 발휘 중이다.
그리고 이달 초 르노삼성은 SM6 라인업에 연료 효율성을 강조한 디젤 모델 ‘SM6 dCi’을 추가하며 하반기 중형차 시장 석권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SM6 dCi는 합리적 가격, 하이브리드 세단과 비교해도 오히려 적게 드는 유류비, 배기량에 따른 세금절감 효과 등 경제성을 강화한 부분이 주요 특징이다. 여기에 SM6의 긍정적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SM6 dCi는 또한 구조 최적화 및 차체 강성 보강과 더불어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를 기본 장비로 채택하고, 대시 인슐레이터를 적용하는 한편 엔진룸과 실내 곳곳에 흡차음재를 적용함으로써 디젤세단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소음과 진동을 개선했다.

SM6 dCi에 장착된 1.5 dCi(Direct Common-rail Injection) 엔진은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5.5kg.m, 복합공인연비 17.0km/ℓ(16&17인치 타이어 기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실주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저속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해 배기량에서 오는 노파심을 깨끗이 날려 버린다.
SM6 dCi를 타고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다보면 꾸준하게 오르는 속력에 제원표를 무시하게 된다. 또한 실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엔진 회전수인 1750~2750rpm에서 최대토크가 세팅돼 부족함 없는 추월 가속 역시 장점이다.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쫀득한 스티어링 휠 반응과 변속기의 궁합이 1461cc 디젤의 힘을 손실 없이 고스란히 바퀴로 전달하며 은근히 달리는 재미 또한 맛 볼 수 있다.

국도의 구불구불한 커브 길에서도 역동적인 주행성능과 함께 오르막에서도 부족함 없는 힘을 발휘한다. 모든 시승을 마무리하고 계기판의 연비는 약 20.1km/ℓ를 기록했다. 줄곧 에코와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 달리고 간혹 급제동과 급가속 등을 감안할 때 꽤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SM6 dCi는 르노삼성이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의 주요부품을 유럽에서 공수한 탓에 전반적인 주행감이 유럽산 디젤세단과 유사한 느낌이다. 또한 가솔린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SM6 dCi 역시 기존 고급차량에만 적용되던 랙 구동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R-EPS)을 비롯,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 전방 LED 방향 지시등,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등 첨단 주행안정시스템 및 편의장비를 전 트림에 기본사양으로 적용한 부분 역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SM6 dCi는 최상위 트림 LE의 경우 멀티센스(드라이빙 모드 통합 제어시스템), 7인치 컬러 TFT 디스플레이 가변형 클러스터, 앰비언트 라이트, S-Link 7인치 미러링 시스템, 마사지 시트 기능 등 SM6 고유의 다양한 편의장비를 기본 제공해 상품성을 끌어 올리는 등 경제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르노삼성 SM6 1.5dCi의 가격은 2575만~295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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