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80단대 V낸드’ 첫 양산… AI열풍 타고 층수 경쟁 치열
홍석호 기자
입력 2024-04-24 03:00 수정 2024-04-24 03:00
낸드 단수, 대표적인 기술 척도
SK는 내년 ‘300단대’ 양산 계획
AI산업 수요로 낸드 업계도 활기
올해 시장규모 38% 증가 예상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80단대 9세대 낸드플래시(낸드) 양산을 시작하며 치열한 ‘적층(積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00단대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커지자,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D램 대비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뎠던 낸드 분야에서도 온기가 돌며 치열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됐다.
23일 삼성전자는 280단대 ‘1Tb(테라비트) TLC 9세대 V(수직)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 최소 크기 셀(Cell·데이터 저장공간)을 바탕으로 비트 밀도(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의 수)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늘렸다. 삼성전자의 9세대 V 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의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280단대 후반 적층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 스택은 낸드를 두 번에 나눠 제작한 뒤 결합하는 기술이다. 세 번에 나눠 생산하는 트리플 스택보다 공정 수가 적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낸드에서 더 높이 쌓아올리는 단수는 기술력의 대표적인 척도다. 아파트 층수가 높아질수록 거주할 수 있는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2013년 삼성전자가 24단 낸드를 처음 선보인 뒤 업계의 적층 경쟁이 시작됐다. 48단(2015년·삼성전자), 96단(2019년·SK하이닉스), 232단(2022년·마이크론) 등 단수는 매년 높아져왔다.
280단대의 포문은 삼성전자가 먼저 열었지만, 경쟁자들은 300단대 낸드를 통해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238단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트리플 스택 기술을 활용한 321단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232단 낸드 생산을 시작한 중국 YMTC도 올 하반기(7∼12월) 300단대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트리플 스택을 적용한 낸드에서는 300∼400단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년 내 경쟁이 500∼600단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낸드는 AI 산업이 확장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저장소에서 가져와야 한다. 많은 학습 데이터를 탑재할수록, 데이터 송수신이 빠를수록 AI 학습에 유리한데 고용량 낸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 특히 음성, 이미지 등 데이터 용량이 한글이나 영어 같은 자연어보다 훨씬 큰 AI 모델을 학습시킬 땐 고용량 낸드가 필수다.
이 때문에 메모리 분야에서 D램 대비 회복이 더뎠던 낸드 업황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바닥을 친 낸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키웠다. 잘 팔리지 않는 데다 가격까지 떨어져 보유 중인 재고의 가치까지 하락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들어 AI 서버용 SSD 등의 수요가 늘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1∼3월) 낸드 사업에서 흑자를 봤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2분기(4∼6월) 낸드 부문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수요로 낸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낸드 시장 규모는 533억9800만 달러(약 73조5900억 원)로 지난해 대비 38.1%의 증가가 예상된다. 2028년에는 1148억2600만 달러로 2023년 이후 연평균 24%가량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는 내년 ‘300단대’ 양산 계획
AI산업 수요로 낸드 업계도 활기
올해 시장규모 38% 증가 예상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80단대 9세대 낸드플래시(낸드) 양산을 시작하며 치열한 ‘적층(積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00단대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커지자,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D램 대비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뎠던 낸드 분야에서도 온기가 돌며 치열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됐다.
23일 삼성전자는 280단대 ‘1Tb(테라비트) TLC 9세대 V(수직)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 최소 크기 셀(Cell·데이터 저장공간)을 바탕으로 비트 밀도(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의 수)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늘렸다. 삼성전자의 9세대 V 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의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280단대 후반 적층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 스택은 낸드를 두 번에 나눠 제작한 뒤 결합하는 기술이다. 세 번에 나눠 생산하는 트리플 스택보다 공정 수가 적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낸드에서 더 높이 쌓아올리는 단수는 기술력의 대표적인 척도다. 아파트 층수가 높아질수록 거주할 수 있는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2013년 삼성전자가 24단 낸드를 처음 선보인 뒤 업계의 적층 경쟁이 시작됐다. 48단(2015년·삼성전자), 96단(2019년·SK하이닉스), 232단(2022년·마이크론) 등 단수는 매년 높아져왔다.
280단대의 포문은 삼성전자가 먼저 열었지만, 경쟁자들은 300단대 낸드를 통해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238단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트리플 스택 기술을 활용한 321단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232단 낸드 생산을 시작한 중국 YMTC도 올 하반기(7∼12월) 300단대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트리플 스택을 적용한 낸드에서는 300∼400단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년 내 경쟁이 500∼600단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낸드는 AI 산업이 확장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저장소에서 가져와야 한다. 많은 학습 데이터를 탑재할수록, 데이터 송수신이 빠를수록 AI 학습에 유리한데 고용량 낸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 특히 음성, 이미지 등 데이터 용량이 한글이나 영어 같은 자연어보다 훨씬 큰 AI 모델을 학습시킬 땐 고용량 낸드가 필수다.
이 때문에 메모리 분야에서 D램 대비 회복이 더뎠던 낸드 업황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바닥을 친 낸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키웠다. 잘 팔리지 않는 데다 가격까지 떨어져 보유 중인 재고의 가치까지 하락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들어 AI 서버용 SSD 등의 수요가 늘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1∼3월) 낸드 사업에서 흑자를 봤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2분기(4∼6월) 낸드 부문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수요로 낸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낸드 시장 규모는 533억9800만 달러(약 73조5900억 원)로 지난해 대비 38.1%의 증가가 예상된다. 2028년에는 1148억2600만 달러로 2023년 이후 연평균 24%가량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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