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은 시리얼로 저녁 때워라…” 美 대기업 CEO 발언 뭇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2-28 13:44 수정 2024-02-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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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켈로그 최고경영자(CEO)가 가난한 사람은 돈을 아끼기 위해 시리얼을 저녁으로 먹는 게 좋다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개리 필닉 켈로그 CEO는 최근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저녁 식사로 시리얼을 먹으라고 권했다.

필닉 CEO는 “시리얼 가격은 항상 저렴했다”며 “소비자들이 (금전적으로) 압박받을 때는 시리얼이 훌륭한 선택지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얼을 먹는 것이 다른 음식을 먹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면서 “저녁 식사로 시리얼을 먹는 것이 생각보다 더 유행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경제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즉각 반발을 샀다. 한 누리꾼은 필닉 CEO의 발언을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왔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필닉 CEO가 자식들에게 저녁으로 시리얼을 주겠느냐”고 비판했다.

절약을 위해 시리얼을 저녁으로 먹는 집에서는 켈로그 같은 비싼 브랜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작가인 메리언 윌리엄슨은 가난한 사람에게 저녁으로 시리얼을 먹으라고 홍보하는 건 이들의 굶주림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필닉 CEO의 위선을 비난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보면 필닉 CEO는 지난해 임금 100만 달러(약 13억 3000만 원)와 성과급 400여만 달러(약 53억여 원)를 받았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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