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데 배고파서”…미혼모 요청에 손길 내민 사장님[e글e글]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3-05-02 16:20 수정 2023-05-02 17:22

배달 앱을 통해 외상을 부탁한 임신 중인 한 미혼모에게 선뜻 손을 내민 음식점 사장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 아픈 일인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프랜차이즈 분식점 사장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 씨는 ‘사장님. 제가 미혼모에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픕니다. 당장은 돈이 없어서 다음 주말 되기 전에 이체해 드릴게요. 제발 부탁 좀 드립니(다)’라는 요청사항이 적힌 주문서 이미지를 공유했다.
A 씨는 “여태 이런 종류의 주문을 무수히 봐왔고 응해 온 적 없지만 ‘미혼모’, ‘임신 중’ 등의 단어 선택이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장들이 쓰는 앱을 확인해보니 저희 매장에 13번째 주문이라고 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락을 드려보니 목소리가 아무리 많아 봐야 20대 초반 정도였다. ‘원래 먹던 곳이라 부탁을 드려봤다’, ‘민폐 끼쳐 너무 죄송하다’ 등의 말을 하면서 울었다”고 전했다.
또 A 씨는 “주문 금액도 딱 최소 주문 금액에 맞춰서 시켰다”며 “지난 주문도 전부 최소 주문 금액에 딱 맞는 주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짓말이더라도 (아르바이트생에게) ‘이건 보내주라’고 했다”며 “원래 안 해주던 걸 해줬으니 돈은 안 받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보내드렸는데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A 씨는 “본인 말대로 정해진 기한 내 이체를 해오거나 저 말이 진실이라면 출산하고 어느 정도 몸조리 끝날 때까진 도움을 주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자존심 상하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확인을 해볼 수 있을까”라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힘든 상황이길래 저런 요청을 했을까”, “사장님 감동이다. 복 받으실 것”, “사장님 따뜻한 마음이 잘 전해졌을 것”, “사장님 꼭 ‘돈쭐’(돈+혼쭐) 나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우선 입금을 받은 다음 고민하시라. 사장님만 더 상처받을 수도 있다”, “요즘 저런 사기가 많다”, “좋은 마음이기는 하지만 도움이라. 음식 보내준 걸로 충분한 것 같다”, “워낙 속아서 그런지 못 믿겠다” 등의 상반된 의견도 있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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