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 교복 한 벌에 100만원 훌쩍…학부모들 뿔났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3-01-09 14:50 수정 2023-01-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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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부산의 한 사립 초등학교 교복 가격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다른 사립학교와 비교했을 때 약 3배가 비싼 교복 가격을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학부모들이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부산에 위치한 A 사립초 교복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자녀가 올해 이 학교에 입학을 앞두고 있다는 B 씨. 그는 학교 측으로부터 이번년도 신입생부터 특정 양복집에서 교복을 맞춰야 한다는 공지를 전달받았다. 치수 등을 재기 위해 아이와 함께 양복집을 찾은 B 씨는 당시 교복 가격을 전해듣지 못했다. 학교 측과 협상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뒤늦게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교복 가격을 듣고는 입학을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공개된 A 사립초 교복 안내문에 따르면 남학생의 경우 필수 항목인 재킷과 셔츠, 바지는 각각 75만 원, 7만 원, 23만 원이라고 쓰였다. 여학생은 재킷 75만 원, 셔츠 7만 원, 원피스 25만 원이다. 남학생은 구매 비용이 최소 105만 원, 여학생은 최소 107만 원인 것이다. 이외에도 선택항목으로는 남학생 △조끼 7만 원 △가디건 9만 8000원 등이다. 여학생은 △바지 23만 원 △조끼 7만 원 △가디건 9만 8000원이다.

이는 같은 지역 다른 사립학교에 비해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닷컴 취재 결과, 부산에 위치한 6개의 사립학교 중 5개의 학교의 교복(가디건·체육복·생활복 제외) 평균 가격은 36만 원이었다. 대다수가 3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부산 지역 또다른 사립인 C 초등학교의 교복을 판매하는 유통업자는 동아닷컴에 “아마 (A 사립초를 제외한) 5개 학교 모두 40만 원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 사립초에는 비싼 교복에 반대하는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생긴 상태다. 한 학부모는 부산 사립초 모임 카페에 “교복을 다시 바꾸고 싶으면 공청회, 간담회 개최하고 공개 입찰 등의 매우 투명한 과정으로 진행해 달라”는 의견을 남겼다. A 사립초 예비학부모가 모인 커뮤니티에도 학교 측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부산 서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팀 소속 장학사는 교복과 관련한 학부모 민원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A 사립초를 방문했다. 장학사에 따르면 오는 17일 학교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복 관련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기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한 A 사립초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다. 다만 학교 관계자는 “변호사와 이야기해달라”며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이후 연락이 닿은 학교 측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22일 이미 학부모운영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동의를 구한 일”이라며 “재학생은 (교복 구매가) 필수가 아니다. 신입생 동생을 둔 고학년 학생들이 새 교복을 입고 싶어 할 수도 있으니 공지를 돌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지를 전하는 소통 과정에서 약간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교복 개정을 백지화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변호사는 “학교 측이 오는 1월 17일 열릴 간담회에서 열린 마음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청취할 예정이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2024년에 바뀐 교복을 적용할지 말지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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