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죄자… 기업대출 1년새 76조 급증 ‘풍선효과’
소설희 기자
입력 2024-05-24 03:00 수정 2024-05-24 03:00
은행, 규제 느슨한 기업대출 확대
작년보다 10% 늘어 총 796조
연체율 크게 뛰며 건전성 우려
“충당금 선제적으로 늘려 대비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대출은 1년 새 76조 원 가까이 급증했는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경상성장률의 2.4배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만큼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계대출 죄자 기업대출로 ‘풍선효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96조456억 원으로 1년 전(720조778억 원)보다 10.5%(75조9678억 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677조4691억 원에서 698조30억 원으로 3.0%(20조5339억 원)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기업대출의 증가 폭이 훨씬 컸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와 함께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등 규제가 더 촘촘해지며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기업대출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업대출 증가세는 올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4월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10조8941억 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지난해 12월 1조6109억 원 줄었지만 올 1월에는 2조8311억 원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2월엔 6조5657억 원, 3월엔 8조4408억 원 불며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기업대출을 유치하려는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신한은행은 기업영업 전담 조직인 ‘S.O.L 클러스터’를 신설해 종합적인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전담 점포인 ‘비즈 프라임센터’를 확장하는 등 기업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대구은행 역시 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혀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 경제 3.4% 성장할 때 기업부채 8.3% 늘어
기업대출이 빠른 속도로 급증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업부채는 2734조 원으로 2018년 이후 5년간 1036조 원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8.3%로 연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4%의 2.4배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로 1년 전(0.35%)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0.58%)과 개인사업자(0.54%) 연체율이 모두 0.17%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대출은 담보를 경매 처분해서 회수하기가 어렵다 보니 대출이 연체되면 바로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 등을 충분히 마련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작년보다 10% 늘어 총 796조
연체율 크게 뛰며 건전성 우려
“충당금 선제적으로 늘려 대비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대출은 1년 새 76조 원 가까이 급증했는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경상성장률의 2.4배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만큼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계대출 죄자 기업대출로 ‘풍선효과’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와 함께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등 규제가 더 촘촘해지며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기업대출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업대출 증가세는 올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4월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10조8941억 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지난해 12월 1조6109억 원 줄었지만 올 1월에는 2조8311억 원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2월엔 6조5657억 원, 3월엔 8조4408억 원 불며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기업대출을 유치하려는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신한은행은 기업영업 전담 조직인 ‘S.O.L 클러스터’를 신설해 종합적인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전담 점포인 ‘비즈 프라임센터’를 확장하는 등 기업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대구은행 역시 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혀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 경제 3.4% 성장할 때 기업부채 8.3% 늘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로 1년 전(0.35%)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0.58%)과 개인사업자(0.54%) 연체율이 모두 0.17%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대출은 담보를 경매 처분해서 회수하기가 어렵다 보니 대출이 연체되면 바로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 등을 충분히 마련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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