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따라 밀레-보쉬 쓰던 伊서… 삼성, 가전 최고 브랜드로
밀라노=곽도영 기자
입력 2024-04-22 03:00 수정 2024-04-22 03:00
1991년 보수적인 伊 시장 진출
새로운 혁신으로 젊은 층 공략
TV, 2004년부터 매출 1위 지켜
2022년엔 전체 가전시장 선두로
17일(현지 시간) 찾은 이탈리아 밀라노 가전 브랜드 \'루베\' 매장(왼쪽 사진)과 현지 유통 채널 \'미디어월드\'에서 삼성전자의 현지 맞춤형 가전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 제공
“이탈리아는 엄마와 할머니가 쓰던 밀레나 보쉬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 사는 시장이었습니다. 여기에 갑자기 ‘아시아에서 날아온’ 삼성 브랜드가 진입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거죠.”
1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중심부의 현지 가전 유통 매장 ‘미디어월드’에서 석혜미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주재원(프로)은 “이곳에서도 젊은 소비자들은 새로운 혁신과 디자인, 효율성을 고려해 ‘나에게 맞는’ 가전을 선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991년 밀라노 법인을 설립하며 이탈리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보수적인 현지 가전 시장을 뚫는 데 성공했다. TV 시장에선 2004년부터 20년 연속 매출 기준 1위를 지켜 왔다. 2022년엔 세탁기와 냉장고를 비롯한 전체 가전 시장에서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이날 방문한 미디어월드는 유럽 내 ‘톱3’ 전자유통업체인 MSH의 매장으로, 미국의 베스트바이나 한국의 롯데하이마트를 연상케 했다. 모바일과 소형 가전 위주의 1층을 지나 2층 중대형 가전 매장에 올라가자 가정집처럼 꾸며놓은 삼성전자의 쇼룸이 눈에 띄었다. 바로 옆에 LG전자와 중국 하이얼의 쇼룸도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차려져 있었다.
전통 강호들의 텃세와 좁고 특이한 가옥 구조 등으로 신생 브랜드의 진입이 어려웠던 현지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철저한 현지화 혁신으로 승부했다. 석 프로는 “빌트인 시장 진입 1호 제품은 홈 쿠킹의 핵심인 오븐이었다”며 “트레이로 메인 요리 층과 디저트 층을 구분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주부들의 요구에 따라 도어를 각각 여는 방식으로 열기를 보존할 수 있게 한 듀얼 모델을 개발해 시장 안착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대부분의 유럽 가정집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층고가 높고 면적은 작다. 양문형 냉장고를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원 도어 냉장고 한 대가 보편적이다. 삼성은 이런 시장 환경을 고려해 세로 높이에 이어 가로 너비를 늘린 ‘와이드 냉장고’를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전기료가 급등하자 현지 주류였던 에너지 등급 ‘F’ 제품을 넘어 A∼C등급, 나아가 A보다 전기료를 10% 더 절감하는 ‘A-10%’ 제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고효율 시장도 선점했다.
단독 가전 흥행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인 빌트인 가전에서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현지 가구 브랜드 스카볼리니, 루베 매장에서는 밀레와 보쉬 등 현지 가전들과 함께 프리미엄 빌트인 가구 안에 탑재돼 있는 삼성전자 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이 마음에 드는 가구 디자인을 고르면 그에 맞는 빌트인 냉장고, 오븐, 쿡탑, 식기세척기 등 4종 기본 세트를 디자이너와 상담한 후 선택하는 식으로 구매가 이뤄진다.
석 프로는 “빌트인 가전은 맞춤형 장에 1mm 차이까지 맞출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진입 여부가 갈릴 정도로 프리미엄 시장”이라며 “한 번 설치하면 수리가 어려워서 가구 브랜드들에서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시장 진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품질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가전 시장 규모는 41억9000만 달러(약 5조8000억 원)로, 이 중 빌트인 시장은 21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빌트인 시장 비중은 2021년 48%에서 2022년 51%, 2023년 52%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밀라노=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새로운 혁신으로 젊은 층 공략
TV, 2004년부터 매출 1위 지켜
2022년엔 전체 가전시장 선두로
![](https://dimg.donga.com/wps/ECONOMY/IMAGE/2024/04/21/124584381.2.jpg)
“이탈리아는 엄마와 할머니가 쓰던 밀레나 보쉬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 사는 시장이었습니다. 여기에 갑자기 ‘아시아에서 날아온’ 삼성 브랜드가 진입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거죠.”
1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중심부의 현지 가전 유통 매장 ‘미디어월드’에서 석혜미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주재원(프로)은 “이곳에서도 젊은 소비자들은 새로운 혁신과 디자인, 효율성을 고려해 ‘나에게 맞는’ 가전을 선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991년 밀라노 법인을 설립하며 이탈리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보수적인 현지 가전 시장을 뚫는 데 성공했다. TV 시장에선 2004년부터 20년 연속 매출 기준 1위를 지켜 왔다. 2022년엔 세탁기와 냉장고를 비롯한 전체 가전 시장에서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이날 방문한 미디어월드는 유럽 내 ‘톱3’ 전자유통업체인 MSH의 매장으로, 미국의 베스트바이나 한국의 롯데하이마트를 연상케 했다. 모바일과 소형 가전 위주의 1층을 지나 2층 중대형 가전 매장에 올라가자 가정집처럼 꾸며놓은 삼성전자의 쇼룸이 눈에 띄었다. 바로 옆에 LG전자와 중국 하이얼의 쇼룸도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차려져 있었다.
전통 강호들의 텃세와 좁고 특이한 가옥 구조 등으로 신생 브랜드의 진입이 어려웠던 현지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철저한 현지화 혁신으로 승부했다. 석 프로는 “빌트인 시장 진입 1호 제품은 홈 쿠킹의 핵심인 오븐이었다”며 “트레이로 메인 요리 층과 디저트 층을 구분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주부들의 요구에 따라 도어를 각각 여는 방식으로 열기를 보존할 수 있게 한 듀얼 모델을 개발해 시장 안착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대부분의 유럽 가정집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층고가 높고 면적은 작다. 양문형 냉장고를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원 도어 냉장고 한 대가 보편적이다. 삼성은 이런 시장 환경을 고려해 세로 높이에 이어 가로 너비를 늘린 ‘와이드 냉장고’를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전기료가 급등하자 현지 주류였던 에너지 등급 ‘F’ 제품을 넘어 A∼C등급, 나아가 A보다 전기료를 10% 더 절감하는 ‘A-10%’ 제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고효율 시장도 선점했다.
![](https://dimg.donga.com/wps/ECONOMY/IMAGE/2024/04/21/124584374.2.jpg)
석 프로는 “빌트인 가전은 맞춤형 장에 1mm 차이까지 맞출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진입 여부가 갈릴 정도로 프리미엄 시장”이라며 “한 번 설치하면 수리가 어려워서 가구 브랜드들에서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시장 진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품질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가전 시장 규모는 41억9000만 달러(약 5조8000억 원)로, 이 중 빌트인 시장은 21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빌트인 시장 비중은 2021년 48%에서 2022년 51%, 2023년 52%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밀라노=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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