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로 만든 바이오컴퓨터, AI보다 학습 속도 18배 빨라”
이창욱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3-06-05 03:00 수정 2023-06-05 03:00
호주 연구팀, ‘접시뇌’ 만들어 실험
게임 플레이 방법 5분 만에 익혀
“5년 내로 신약 성능 예측에 사용”
브렛 케이건 코티컬 랩스 최고과학책임자(CSO). 코티컬 랩스 제공
“뇌세포로 만든 바이오컴퓨터는 5년 내로 신약의 성능을 예측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바이오컴퓨터는 이미 특정 분야에서 기존 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내고 있습니다.”
호주의 생명공학 기업 ‘코티컬 랩스’의 최고과학책임자(CSO) 브렛 케이건 연구원은 지난달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처럼 설명했다. 케이건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뉴런’에 뇌세포를 사용해 만든 바이오컴퓨터로 게임을 학습시켰다는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 뇌공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케이건 연구원은 호주 퀸즐랜드대와 멜버른대를 거치며 신경과학과 줄기세포 치료 등을 공부했다. 이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코티컬 랩스에서 바이오컴퓨터 연구를 진행했다. 바이오컴퓨터는 일반적으로 DNA나 단백질 등 생체 분자를 정보의 저장이나 처리에 사용한 컴퓨터를 일컫는다. 케이건 연구원 연구팀은 뇌세포를 직접 정보 처리 도구로 사용하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를 만들어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연구팀은 우선 미세전극판 위에 뇌세포 80만∼100만 개를 배양해 ‘접시뇌(DishBrain)’를 만들었다. 이후 컴퓨터와 미세전극판을 연결해 뇌세포와 컴퓨터가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에 탁구처럼 공을 반대편으로 날려보내는 고전 아케이드 게임 ‘퐁’을 가르쳤다.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게임에서 이기는 출력 신호를 내면 이를 강화하는 자극을 줘 게임을 점점 더 잘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그 결과 뇌세포 바이오컴퓨터는 5분 만에 게임 플레이 방법을 익혔다. 케이건 박사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의 동작과 성공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게임을 학습시켰다”며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의 학습 속도는 비교 대상이었던 인공지능(AI)보다 약 18배 빨랐다”고 설명했다.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의 최대 장점은 효율성이다.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케이건 연구원은 “뇌는 전체 뇌세포의 연결이 재조직되는 방식으로 학습한다”며 “이미지 학습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뇌세포 바이오컴퓨터를 신약 후보물질과 목표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연구에 사용하면 더 적은 정보로 더 빠르게 후보물질을 탐색할 수 있다.
뇌세포 바이오컴퓨터 연구는 이제 막 싹을 틔운 단계다. 올해 2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언스’에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100만 배 적은 전력으로 기존 슈퍼컴퓨터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연구논문으로 실렸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에서도 4월 ‘엔지니어링 오가노이드 인텔리전스’라는 관련 연구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케이건 연구원은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실용화되는 데 5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필요로 하는 누구든 바이오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코티컬 랩스가 ‘바이오컴퓨터계의 인텔’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창욱 동아사이언스 기자 changwooklee@donga.com
게임 플레이 방법 5분 만에 익혀
“5년 내로 신약 성능 예측에 사용”

“뇌세포로 만든 바이오컴퓨터는 5년 내로 신약의 성능을 예측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바이오컴퓨터는 이미 특정 분야에서 기존 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내고 있습니다.”
호주의 생명공학 기업 ‘코티컬 랩스’의 최고과학책임자(CSO) 브렛 케이건 연구원은 지난달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처럼 설명했다. 케이건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뉴런’에 뇌세포를 사용해 만든 바이오컴퓨터로 게임을 학습시켰다는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 뇌공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케이건 연구원은 호주 퀸즐랜드대와 멜버른대를 거치며 신경과학과 줄기세포 치료 등을 공부했다. 이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코티컬 랩스에서 바이오컴퓨터 연구를 진행했다. 바이오컴퓨터는 일반적으로 DNA나 단백질 등 생체 분자를 정보의 저장이나 처리에 사용한 컴퓨터를 일컫는다. 케이건 연구원 연구팀은 뇌세포를 직접 정보 처리 도구로 사용하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를 만들어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연구팀은 우선 미세전극판 위에 뇌세포 80만∼100만 개를 배양해 ‘접시뇌(DishBrain)’를 만들었다. 이후 컴퓨터와 미세전극판을 연결해 뇌세포와 컴퓨터가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에 탁구처럼 공을 반대편으로 날려보내는 고전 아케이드 게임 ‘퐁’을 가르쳤다.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게임에서 이기는 출력 신호를 내면 이를 강화하는 자극을 줘 게임을 점점 더 잘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그 결과 뇌세포 바이오컴퓨터는 5분 만에 게임 플레이 방법을 익혔다. 케이건 박사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의 동작과 성공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게임을 학습시켰다”며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의 학습 속도는 비교 대상이었던 인공지능(AI)보다 약 18배 빨랐다”고 설명했다.
뇌세포 바이오컴퓨터의 최대 장점은 효율성이다.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케이건 연구원은 “뇌는 전체 뇌세포의 연결이 재조직되는 방식으로 학습한다”며 “이미지 학습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뇌세포 바이오컴퓨터를 신약 후보물질과 목표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연구에 사용하면 더 적은 정보로 더 빠르게 후보물질을 탐색할 수 있다.
뇌세포 바이오컴퓨터 연구는 이제 막 싹을 틔운 단계다. 올해 2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언스’에는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100만 배 적은 전력으로 기존 슈퍼컴퓨터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연구논문으로 실렸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에서도 4월 ‘엔지니어링 오가노이드 인텔리전스’라는 관련 연구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케이건 연구원은 뇌세포 바이오컴퓨터가 실용화되는 데 5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필요로 하는 누구든 바이오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코티컬 랩스가 ‘바이오컴퓨터계의 인텔’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창욱 동아사이언스 기자 changwoo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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