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SM3 Z.E.’ 전기차 수준 한 단계 더… 장단점 모든 것
동아경제
입력 2013-11-16 08:00 수정 2013-11-16 12:30
르노삼성자동차가 만든 순수 전기차 ‘SM3 Z.E.’를 최근 제주도에서 시승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탄소제로섬’을 실현하기 위해 섬 내 화석연료를 없애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래서 전기차는 제주도와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Z.E.는 ‘Zero Emission’, 즉 배출가스가 하나도 없다는 의미다.
#출발부터 최대토크 뿜어내며 미끄러지듯 달려
외형은 SM3와 거의 흡사하지만, 트렁크에 배터리를 탑재하려고 전장을 13cm(전장 475cm)가량 늘렸다. 또한 전고를 2cm 낮췄고, 휠과 테일램프의 모양을 조금 바꿔 기존 SM3와 차별화했다.
차를 움직이기 위해 전원 버튼을 누르자 엔진소리 대신 계기판에 조명이 켜졌다. 차가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기어를 드라이브(D) 모드로 바꾸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가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지하철이 처음 출발하는 느낌과 비슷했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반듯한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순간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휠 스핀이 일어나면서 튀어나가듯 속도가 붙었다. 어지간한 내연기관 자동차를 뛰어넘는 가속감이다. 일반 차량은 엔진회전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최대토크가 발휘되지만, 전기차는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속 70km 부근을 지나면서부터 속도가 더디게 올라갔다. SM3 Z.E.는 정지에서 시속 50km까지 4.1초에 도달해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SM3 1.6보다 1.8초나 빠르다. 하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가속이 더뎌 100km/h까지는 11.5초가 걸린다.
#고용량 배터리 5년·10만km 보증
100km/h 이후부터 최고속도인 135km/h까지는 더욱 천천히 속도가 붙었다. 차량 내부는 속도가 높아질수록 바람소리와 타이어 마찰음이 조금씩 커질 뿐 전기모터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대체로 조용했다. 일반 차량과 다른 점은 주행 중 속도를 줄이거나 내리막길을 만나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브레이크가 걸리듯 급격하게 속도가 주는 것이다. 이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 외 전체적인 승차감은 SM3 1.6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커브길을 고속으로 주행하자 차가 출렁거리고 떠다니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는 타이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주행 성능을 생각하기보다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회전저항이 낮은 타이어를 장착한다.
트렁크에는 에어컨 실외기와 비슷하게 생긴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전체 트렁크 용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LG화학에서 만든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로 22kWh의 고용량에 국내 최초로 75%의 용량을 5년 또는 10만km까지 보증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LG화학은 현재까지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15만대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트렁크는 골프백 2개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도 좁다.
#토크감은 어지간한 중형세단 이상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70kW로 내연기관으로 치면 94마력 정도다. 하지만 최대토크는 23kg.m으로 현대차 쏘나타 2.0(20.5kg.m)을 훌쩍 뛰어넘는다. 따라서 출발부터 일상적인 주행영역까지는 어지간한 중형차보다 민첩하게 움직인다.
이 차는 한 번 충전하면 평균 135km를 달릴 수 있다. 그러나 급가속을 반복하고 고속으로 장시간 주행하면 거리는 급격히 짧아진다. 실제로 이날 거친 시승을 끝내고 측정한 실제 주행가능거리는 110km 내외였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한 겨울에는 배터리 소모가 커 주행가능거리는 더욱 짧아진다.
SM3 Z.E.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법은 모두 세 가지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AC 7kW 완속충전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100% 충전하는데 3~4시간가량 소요된다. 다음으로 AC 22kW 급속충전기에 연결하면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만약 시간이 촉박하다면 배터리를 통째로 바꿔 끼우는 ‘퀵드롭’ 방식이 있다. 배터리 교환소를 방문해 차를 들어올린 뒤 미리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시스템으로 8분 내외가 걸린다. 현재 르노삼성 측이 개발 중인 전자동 시스템이 완성되면 1분 내외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게 된다.
에너지소비효율은 4.4km/kWh(도심 4.8km/kWh, 고속도로 4.0km/kWh)이다. 전기요금은 일반용과 별도로 계산하고 누진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르노삼성 측은 “같은 주행거리를 달릴 때 동급의 가솔린차보다 연료비가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보조금 받으면 2000만원 내외 구입 가능
판매가격은 4300만 원이지만, 환경부(1500만 원)와 지방자치단체(제주도의 경우 8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 내외에 구입이 가능하다.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혜택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구입비는 더 떨어진다.
르노삼성차는 내년에 4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배터리의 발전 속도와 맥을 같이 한다. 전문가들은 1회 충전에 400km이상 달리고 배터리의 무게를 지금의 절반 수준인 150kg 내외로 줄일 수 있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출발부터 최대토크 뿜어내며 미끄러지듯 달려
차를 움직이기 위해 전원 버튼을 누르자 엔진소리 대신 계기판에 조명이 켜졌다. 차가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기어를 드라이브(D) 모드로 바꾸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가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지하철이 처음 출발하는 느낌과 비슷했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반듯한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순간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휠 스핀이 일어나면서 튀어나가듯 속도가 붙었다. 어지간한 내연기관 자동차를 뛰어넘는 가속감이다. 일반 차량은 엔진회전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최대토크가 발휘되지만, 전기차는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속 70km 부근을 지나면서부터 속도가 더디게 올라갔다. SM3 Z.E.는 정지에서 시속 50km까지 4.1초에 도달해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SM3 1.6보다 1.8초나 빠르다. 하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가속이 더뎌 100km/h까지는 11.5초가 걸린다.
#고용량 배터리 5년·10만km 보증
그 외 전체적인 승차감은 SM3 1.6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커브길을 고속으로 주행하자 차가 출렁거리고 떠다니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는 타이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주행 성능을 생각하기보다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회전저항이 낮은 타이어를 장착한다.
#토크감은 어지간한 중형세단 이상
이 차는 한 번 충전하면 평균 135km를 달릴 수 있다. 그러나 급가속을 반복하고 고속으로 장시간 주행하면 거리는 급격히 짧아진다. 실제로 이날 거친 시승을 끝내고 측정한 실제 주행가능거리는 110km 내외였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한 겨울에는 배터리 소모가 커 주행가능거리는 더욱 짧아진다.
에너지소비효율은 4.4km/kWh(도심 4.8km/kWh, 고속도로 4.0km/kWh)이다. 전기요금은 일반용과 별도로 계산하고 누진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르노삼성 측은 “같은 주행거리를 달릴 때 동급의 가솔린차보다 연료비가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보조금 받으면 2000만원 내외 구입 가능
판매가격은 4300만 원이지만, 환경부(1500만 원)와 지방자치단체(제주도의 경우 8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 내외에 구입이 가능하다.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혜택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구입비는 더 떨어진다.
르노삼성차는 내년에 4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배터리의 발전 속도와 맥을 같이 한다. 전문가들은 1회 충전에 400km이상 달리고 배터리의 무게를 지금의 절반 수준인 150kg 내외로 줄일 수 있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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