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강아지' 넘쳐난다

노트펫

입력 2019-07-01 14:06 수정 2019-07-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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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동물등록 자진신고기간 운영

동물등록 변경신고까지 자진신고토록 하는 이유

낮은 사망신고율..2만 마리 이상 장부상 존재할 수도

[노트펫] 이달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려견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합니다.

지자체들은 자신신고가 끝난 이후에는 일제점검을 벌여 과태료를 적극적으로 매긴다는 방침입니다.

2014년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동물등록제도가 전국적으로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동물등록률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주인들 입장에서는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찾을 수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혜택을 느끼지 못해 귀찮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등록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불편이나 불이익을 당한 사례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반려견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반려동물 관련 정책을 수립, 실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쉽게는 반려견 놀이터 등 반려견 편의시설 설치를 떠올리면 됩니다.

또 인수공통전염병이 발생했거나 할 가능성이 있을 사전에 차단 또는 피해를 줄이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처럼 동물등록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반려견을 키우는 이웃은 물론이고, 키우지 않는 대다수의 이웃들을 배려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번 자진신고에서는 최초 동물등록은 물론이고 주소지 변경과 같은 변경사항도 신고하도록 독려하는 점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변경신고 항목에는 동물분실 미신고, 사망신고(공식용어는 폐사신고), 주인의 주소 및 연락처 변경, 외장형 무선식별장치의 분실 등이 있습니다.

주인을 잃고 헤매는 강아지를 발견했는데 강아지의 몸 내외부에서 발견한 주인의 연락처가 실은 무용지물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변경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입니다.

변경신고는 동물등록 제도를 보다 완벽하게 운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간은 저조한 동물등록 탓에 변경신고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의 등록대상 반려견 숫자는 약 100만 마리, 실제 동물등록 마릿수는 29만 마리로 29%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됐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변경신고가 들고 나온 것은 '유령 강아지' 문제가 더 큰 요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지난 2014년부터 반려견 등록이 의무화됐습니다. 그 당시 반려견이라면 한 살이든 스무 살이든 등록해야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고나 병으로 죽든, 혹은 노환이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강아지들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동물등록제를 도입하고 나서 3년 뒤인 2017년 전국에 동물등록된 반려견 117만6000마리 가운데 1%가 사망신고가 됐습니다.

사망률 1%. 이 수치는 높은 것일까요? 낮은 것일까요? 견종마다 혹은 덩치에 따라 수명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확한 수명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추정해 보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람과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지난 2017년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82.7세입니다. 그리고 이 해 인구 10만명 당 557.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사망률은 0.5573%입니다.

요즘의 강아지들은 대략 15년 정도를 평균 수명으로 잡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건강관리를 잘 받는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사람의 사망률을 그대로 대입해 보면 대강의 사망률을 추산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오는 사망률이 3.07%((82.7/15)*0.5573)입니다.

이렇게 사람처럼 건강을 관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즉, 강아지가 최상의 수의서비스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조차 실제 사망신고율 1%보다 3배 높게 나옵니다.

3%와 1%의 차이 만큼 강아지들이 서류상으로만 살아 있을 수 있단 의미입니다. 2017년에만 해도 유령 강아지가 2만여 마리에 달할 수 있습니다. 유령 강아지들로 인해 동물등록 정보의 신뢰성도 훼손되고 있습니다.

'유령 강아지'의 존재는 이미 수의계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동물등록된 반려견 정보를 들여다보면 초장수 강아지는 물론이고, 평균 연령조차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게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들 합니다.

가뜩이나 낮은 동물등록률에 이미 등록된 반려견 마저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게 동물등록제도의 현주소입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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