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심각한 정체기? 내수시장 최대 위기

동아경제

입력 2012-04-10 14:26 수정 2012-04-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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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업체의 수출과 내수 판매가 극명한 차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에선 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의 심각한 부진이 이를 부추겼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9일 ‘2012년 3월 자동차산업 동향’을 발표하며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나타낸 반면 내수 판매는 부진했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자동차 산업을 집계한 결과 생산(42만759대)과 수출(30만5257대)은 각각 전년 동월대비 6.3%, 18.1% 증가했지만 내수(13만510대)는 8.9%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는 독일차의 강세와 일본차의 신차효과 등으로 1만648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3.5%, 지난달보다는 15.8%의 급성장세를 나타냈다.

지식경제부 자동차조선과 신정환 주무관은 “수출 상승 요인은 수출 주력 차종인 소형차와 SUV 등에 대한 수요 증가와 신차 투입 확대 등이 이유”라면서도 내수 부진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비해 가계 부채가 8% 늘어나는 등 이에 따른 소비심리가 10%나 감소했고, 국내 완성차업체의 신차 출시도 과거에 비해 줄어들어 그 역할을 수입차가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생산도 수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전년 동월대비 6.3%(42만759대) 증가했지만 실상은 좋지 못했다. 이는 대부분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작용된 것. 현대차(18만208대)는 전년 동월대비 19.5%, 기아(14만7480대)는 2.0% 증가했다. 기아차의 경우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간 연속 2교대 시범운영에 따른 조업시간 축소로 그 폭이 크지 않았다.

한국지엠(6만9517대)은 8.6% 증가, 르노삼성차(1만3224대)은 내수 및 수출부진으로 47.8%, 쌍용차(9456대)도 내수가 부진하면서 7.5% 각각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판매부진으로 오는 20일 올 들어 두 번째로 공장가동 중단이 예정돼 어려운 상황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시장이 현대·기아차에 너무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유럽과 미국과 체결한 FTA 효과와 수출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달라진 위상·품질 경쟁력 등으로 수출 상승은 지속 될 것”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또 “내수시장도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는 현대·기아차의 차량 품질과 디자인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들 회사는 어느 순간부터 극심한 정체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문에 신차를 내놔도 소비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내수시장 위축에 일정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며 “반대로 수입차는 가격도 저렴해지고 다양한 신차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며 이들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평론가 장진택 씨는 소비심리 위축과 중고차의 인기 상승을 내수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장 씨는 “내수 판매량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던 포터·스타렉스 등과 같은 화물차의 판매량이 최근에 현저하게 떨어졌다”며 “이는 개인사업자들의 소규모 창업이 줄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차량의 내구성이 좋고 가격도 저렴한 중고차가 많이 팔리고 있는 추세이고,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 간의 차량 품질 등에 대한 격차가 다소 벌어진 상황”이라며 “정부가 이들 회사들도 좋은 환경에서 차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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