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대란]‘대표 사망’ 협력업체 직원 “환경 열악, 악순환 반복”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7-04 08:55 수정 2018-07-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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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과 3개월 단기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기내식 업체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화인CS의 대표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화인CS의 직원 B 씨는 4일 샤프도앤코에 대해 “그 건물이 3만5000식까지는 소화할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 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충분한 인력을 준비해서 근무를 하려고 했었는데 들어갔더니 생각보다 너무 좁고 열악한 환경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기내식 공급 업체가 바뀌면서 촉발됐다. 아시아나는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기내식을 공급해온 LSG스카이셰프코리아 대신 기내식 공급 업체로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선정했다. LSG 측은 “2016년부터 아시아나가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발행한 16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를 거절하자 기내식 공급 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 씨에 따르면, 화인CS는 LSG 때부터 하청업체로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관련 일을 했다.

B 씨는 “(화인CS는)음식을 받아서 포장을, 마지막 세팅을 해서 기내로 보내는 그 역할을 하는 회사다. 기존의 기내식 업체 LSG와 결별한 후에 GGK라는 회사와 새로 계약을 하는데 이 GGK라는 회사와 새로 계약을 한 후에도 화인CS는 계속 하청업체를 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GGK라는 회사의 공장에 불이 나면서 GGK로 입주해서 일을 못 하고 샤프도앤코라는 새로운 조그마한 회사에 들어가서 포장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샤프도앤코가 할랄푸드(이슬람 음식)를 만드는 전문 케이터링 업체라며, 현장에 가보니 하루 3만 식을 소화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B 씨는 “비행기에 실릴 때 단 한 가지라도 빼고 비행기에 실을 수가 없다. 제품이 다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야 되는데 떨어지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공급이 잘 되지도 않고 아예 물건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도 있어서 저희 직원이 계속 대기하고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며 “비행기에서는 계속 물건을 달라고 요청을 하고, 거기 맞춰서 나가야 되는데 주지를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계속 악순환의 반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충분한 인원을 동원했었고, 정말 일이 안 되면 연장을 해서라도 일을 잡아내려고 하고 있었는데 정말 감당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거듭 답답함을 호소했다.

B 씨는 대표 A 씨의 사망 후 사내 분위기에 대해 “지금도 주문을 계속 받고 있는데 직원들이 거의 울고 많이 비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2일 오전 9시30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모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전날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했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면서 “2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하고 있고, 전부 다 울고 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사장님이 ‘내가 어떻게 돼도 일은 계속할 수 있게끔 하라’고 아들한테 얘기를 했다. 사장님이 직원들을 다독거려가면서 굉장히 노력들을 많이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장님은 28시간보다)근무를 더 했다. 저 같은 경우도 사장님과 계속 밤을 새고 그다음 날 저녁에 11시 50분에 나갔었다”며 “사장님과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직원들이 오전에 와서 심야 2~3시까지 하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나는 이와 관련, 샤프도앤코의 기내식 생산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일 홈페이지에 김수천 사장 명의로 올린 사과문에서 “대체 업체를 통해 필요한 기내식 생산 능력을 확보했지만, 첫날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다”며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 오류를 줄여나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가 안정화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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