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재개’ 아우디·폴크스바겐… ‘평택항 에디션’ 어떻게 되나?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8-01-26 16:04 수정 2018-01-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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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를 중심으로 아우디코리아와 폴크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 재개 준비에 한창이다. 포문은 아우디코리아가 먼저 열었다. 작년 말 스포츠카를 선보인데 이어 이달 초에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평택항 에디션’을 할인 판매했다. 평택항 재고 물량 2900여대 가운데 먼저 ‘A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146대가 20%가량 저렴하게 계약됐다.

이어 ‘A7 50 TDI 컴포트’ 모델 60여대가 딜러사 업무 용도로 판매됐다고 아우디코리아는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소진된 재고차는 200여대. 이를 통해 현재 평택항에 남아 있는 차량 규모가 약 2700여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신차 출시하는 ‘폴크스바겐’… 재고 처리 바쁜 ‘아우디’
폴크스바겐 파사트 GT
이런 가운데 폴크스바겐코리아는 내달 언론공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신차 판매에 들어간다. 지난 2016년 8월 환경부 조치로 주력 차종이 판매 정지된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신형 티구안과 아테온 등 여러 차종이 정부 인증을 받고 있는 가운데 파사트GT(해외명 파사트)가 가장 먼저 인증이 완료돼 국내 출시 절차에 들어갔다”며 “내달 미디어 행사를 통해 신차를 선보이고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고 처리에 집중하는 아우디코리아와 달리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정부 인증과 동시에 신차 출시 일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평택항에 남아 있는 재고차 대부분이 아우디 차종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고 소진에 대한 부담이 없는 폴크스바겐은 신차 출시에 집중할 수 있지만 아우디는 재고차 처리가 급선무라는 분석이다.

신차 출시와 관련해 아우디코리아는 신중한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평택항 재고차 처리 방식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며 “올해 신차 출시 일정과 계획 역시 미정”이라고 전했다.


○ 무분별한 판매 소식… 아무나 살 수 없는 ‘평택항 리미티드 에디션’
아우디 A7
두 브랜드 국내 인증과 리콜 업무를 총괄하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역시 신차 인증과 평택항 재고차에 대한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 현재 인증이 진행되고 있는 모델과 재고차 수량 및 차종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혼선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평택항에 남아 있는 차량 전체 규모만 밝힐 수 있다”며 “브랜드나 차종별 대수는 확인도 어렵고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 회사가 소비자 혼선 방지를 이유로 말을 맞춰 판매 일정 공개를 기피하는 가운데 정작 소비자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 브랜드 딜러사에 전달된 신차 및 재고차 판매 정보가 무분별하게 소비자에게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판매 재개를 앞두고 브랜드별 딜러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우디 브랜드의 경우 딜러사로부터 조만간 2017년형 A4와 A6 평택항 재고차가 계약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나왔다. 또한 일부에서는 2016년형 모델이 중고차로 판매될 계획이라며 소비자에게 세부 계약 요령까지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월부터 A6 평택항 재고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딜러사의 무분별한 영업 활동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아우디코리아는 해당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딜러사와 영업 직원의 행동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전히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과적으로 철저하게 통제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평택항 재고차는 판매점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 온 일부 소비자만 구입할 수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이 됐다. 최근에는 평택항에 있던 A6 35 TDI가 내달 중 25~35%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나왔다.


○ 평택항 재고차, ‘남몰래’ 중고차 유통 가능… 소비자 주의해야
아우디 A6
차량 판매 관련 내용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재고차 판매와 관련된 다양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평택항 재고차 일부가 중고차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으며 일부 물량은 내부 업무용으로 전환된 뒤 인증 중고차로 재판매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는 “딜러사에 공급된 평택항 재고차 용도에 대해 아우디코리아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고차가 인증 중고차로 판매될 경우 소비자가 해당 차종이 평택항에 오랜 시간 보관돼 온 모델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평택항 재고차가 중고차로 판매될 경우 소비자가 이를 인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제품에 문제가 없더라도 기존 중고차와 다른 특수성이 소비자에게 반드시 안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신차로 판매된 재고차는 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명시됐다”며 “평택항 재고차가 중고차로 판매될 때는 이러한 기준이 없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아우디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영업 직원이 말한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경우다. 지난달 폴크스바겐 영업점이 비공식 신차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출고 일정까지 소비자에게 안내됐다. 아우디코리아와 마찬가지로 당시 폴크스바겐코리아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내달 파사트GT를 시작으로 신차 판매가 실제로 이뤄질 예정이다. 영업점이 소비자에게 안내한 정보가 비교적 정확하게 실현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딜러사가 안내하는 신차 판매 일정은 브랜드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비공식 사전계약 역시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일부 영업 직원이 고객 관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영업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수 의욕 넘치는 직원의 개인행동”이라며 “딜러사가 폴크스바겐코리아 방침과 다른 단독 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가 정확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차는 여전히 평택항에 세워져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차량들이 국내 유통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방법과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 어떤 방법으로든 국내 시장에 판매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차량이 신차나 중고차로 판매될 때는 반드시 평택항 재고차 여부가 소비자에게 안내돼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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