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8개월만에 정책 변경 가능성…10월 금리 인하에 무게
뉴시스(신문)
입력 2024-10-07 09:56 수정 2024-10-07 09:58
이달 11일 금리 결정…금리 인하 전망 높아져
물가 안정·美 빅컷에 높아진 내수 부진 우려
집값·가계부채 경계에 동결 소수의견 등장 전망
금리 인하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빅컷(0.5%포인트 인하)에 이어 우리나라 물가도 1%대로 내려오면서 한은이 38개월 간 이어오던 긴축 차선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7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실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되면 2020년 5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처음으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이어온 긴축 기조를 3년2개월 만에 끝내게 된다.
한은의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진 것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던 요소들이 하나둘씩 제거되면서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를 기록해 지난 2021년 2월 기록한 1.4%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까지 빅컷을 단행하며 2.0%포인트 차였던 한미 금리 역전차는 1.5%포인트로 좁혀지며 금리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반면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 우려는 높아졌다. 지난 8월 한은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0.1%포인트 내린데 이어 최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춰잡았다.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이유가 늘었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2.0% 감소했다가. 8월에는 휴가철 특수에 1.7% 증가했지만, 9월엔 기저효과에 다시 주춤할 수 있다. 건설기성은 5월 4.6% 감소 이후 4개월 째 마이너스다. 설비투자도 지난 8월 전월대비 5.4% 줄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물가 안정 상황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통화정책)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바꿀 상황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물가만 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통위원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신성환 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값이 100% 안정된 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집값이 확실히 둔화될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우리나라 상황이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도 금통위원 간의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8월 금통위 당시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낸 위원이 4명이 등장한 만큼 1~2명은 집값 급등을 경계하며 동결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9조6259억원)보다 줄어든 5조6029억원 느는 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 둘째주 0.32%올라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후 9월 넷째주에는 0.12%로 낮아졌다.
하지만 은행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와 징검다리 휴일 효과인지 추세적으로 둔화세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은 일평균 3451억원으로 8월 3597억원보다 줄었지만,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평균 39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를 전망하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까지 둔화했고, 미국도 빅컷을 단행한데 다 정부의 규제 등에 서울 주간 아파트매매가격 상승률이 0.1% 수준까지 낮아지며 금리 인하를 시작할 명분과 분위기 강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만장일치 인하보다는 동결 소수의견을 낸 위원이 1~2명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 관점에서 2명은 동결을 고수했고, 의사록 상에서도 2명 정도는 매파로 해석됐다”고 언급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는 가계대출 등 금융 안정에는 거시건전성 정책 대응이 강화되면서 경기와 물가 대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 시행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융안정 측면을 언급하는 1명 정도의 소수의견이 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물가 안정·美 빅컷에 높아진 내수 부진 우려
집값·가계부채 경계에 동결 소수의견 등장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8.22. 뉴시스
금리 인하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빅컷(0.5%포인트 인하)에 이어 우리나라 물가도 1%대로 내려오면서 한은이 38개월 간 이어오던 긴축 차선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7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실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되면 2020년 5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처음으로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이어온 긴축 기조를 3년2개월 만에 끝내게 된다.
한은의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진 것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던 요소들이 하나둘씩 제거되면서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를 기록해 지난 2021년 2월 기록한 1.4%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까지 빅컷을 단행하며 2.0%포인트 차였던 한미 금리 역전차는 1.5%포인트로 좁혀지며 금리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반면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 우려는 높아졌다. 지난 8월 한은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0.1%포인트 내린데 이어 최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춰잡았다.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이유가 늘었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2.0% 감소했다가. 8월에는 휴가철 특수에 1.7% 증가했지만, 9월엔 기저효과에 다시 주춤할 수 있다. 건설기성은 5월 4.6% 감소 이후 4개월 째 마이너스다. 설비투자도 지난 8월 전월대비 5.4% 줄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물가 안정 상황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통화정책)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바꿀 상황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물가만 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통위원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신성환 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값이 100% 안정된 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집값이 확실히 둔화될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우리나라 상황이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도 금통위원 간의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8월 금통위 당시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낸 위원이 4명이 등장한 만큼 1~2명은 집값 급등을 경계하며 동결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9조6259억원)보다 줄어든 5조6029억원 느는 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 둘째주 0.32%올라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후 9월 넷째주에는 0.12%로 낮아졌다.
하지만 은행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와 징검다리 휴일 효과인지 추세적으로 둔화세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은 일평균 3451억원으로 8월 3597억원보다 줄었지만,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평균 39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를 전망하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까지 둔화했고, 미국도 빅컷을 단행한데 다 정부의 규제 등에 서울 주간 아파트매매가격 상승률이 0.1% 수준까지 낮아지며 금리 인하를 시작할 명분과 분위기 강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만장일치 인하보다는 동결 소수의견을 낸 위원이 1~2명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 관점에서 2명은 동결을 고수했고, 의사록 상에서도 2명 정도는 매파로 해석됐다”고 언급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는 가계대출 등 금융 안정에는 거시건전성 정책 대응이 강화되면서 경기와 물가 대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 시행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융안정 측면을 언급하는 1명 정도의 소수의견이 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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