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부사장 “한국산 부품 계속 사용할 것”
동아경제
입력 2011-11-02 07:51 수정 2011-11-02 16:31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세일즈&마케팅 부사장 마티아스 라즈닉
마티아스 라즈닉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atthias Laznik·37) 세일즈&마케팅 부사장이 한국에 발령받은 것은 2008년 9월.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할 때 서울 땅을 처음 밟았다는 그는 벤츠 내에서도 손꼽히는 정통 마케터다. 1998년 벤츠에 몸담은 이래 미국과 독일, 멕시코 등 자동차 주요 국가들을 돌며 줄 곳 세일즈와 마케팅 업무만 담당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세계 자동차 판매시장의 변화에 예민하다.
10월 마지막 주말 밤 제주도의 한 리조트에서 만난 그에게 한국과 세계 자동차시장의 미래에 대해 짧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키가 크고(189cm) 선한 인상의 그는 미인으로 소문난 에콰도르 출신의 부인과 두 딸과 함께 서울 한남동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국에 온지 38개월째인데 생활은 만족한가(존칭생략).
=한국은 살면 살수록 재미있고 놀라운 나라다. 조금 바빠 취미인 낚시를 2년째 하지 못한 것만 빼면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다. 가족들도 만족해한다. 특히 매운 한국음식이 너무 맛있다.
한국 자동차시장의 특징에 대해 한마디로 총평한다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굉장히 까다롭고 똑똑하다. 차량을 구입할 때도 성능과 연비, 디자인 모든 것을 꼼꼼히 따진다. 명성이나 포장보다는 성능과 품질이 뛰어난 차가 잘 팔리는 시장이다. 한국시장을 독일 본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시장이 어떻게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최근에는 매달 열리는 본사 세일즈 회의 때 한국 실적을 빼놓지 않고 보고한다. 지금도 큰 시장이지만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소비자들이 까다롭기 때문에 동향을 더욱 주시한다.(한국은 벤츠 판매량 상위 20위권 내의 나라이고,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이다.)
올해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판매신장이 눈부신데.
=그동안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급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수입차의 비중이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입차 점유율이 늘어가는 것은 당연하고 시장점유율 10%때까지는 고속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6%나 급증했다. 시장점유율은 4%를 넘어섰고, 판매액으로 따지면 점유율이 14%에 이른다.)
수입차의 급성장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차에 문제가 있나.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차에 대해 코멘트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가격보다는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한국에 고급 수입차를 타는 정서와 환경이 충분히 만들어졌다. 특히 한·EU FTA로 수입차들은 한국시장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었다.
현대차에서 제네시스-프라다를 만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얼마나 팔았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외국에선 흔한 일이다. 마케팅 전략으로 많이들 쓴다.
현대기아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겠다고 고급화를 선언했다 어떤가.
=브랜드의 전략과 성공에 대한 평가는 회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고 판단하는 것이다. 벤츠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명품차를 만들어서 벤츠나 BMW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한다.
=현대가 쫓아오면 우리는 이미 저만큼 멀리가 있을 것이다.
속상하겠지만 한국시장에서 벤츠가 BMW에 뒤쳐진다.
=물론 1위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1위를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싶지는 않다. 시장점유율을 볼 때 BMW가 1위일지 모르지만 단순히 많이 팔았다고 좋은 브랜드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결국 소비자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
국내 벤츠 딜러들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루머에 대해선 대꾸할 필요를 못 느낀다. 다만 딜러망을 계속 확충할 계획이라 특정 딜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현재 벤츠의 국내 딜러는 10개사지만, 60%가량을 한성자동차가 담당하고 있다.)
벤츠는 한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나.
=한국의 부품제조업체들과 부품 사용 및 신기술 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벤츠의 한국산 부품 사용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지구상에서 화석 연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어떻게 가야하나.
=너무 먼 미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자동차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벤츠도 앞으로 한국에서 친환경 고효율의 클린디젤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라즈닉 부사장은 독일계 볼리비아 출신으로 독일 오그스버그 대학(University of Augsburg)에서 경영학 학사,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톤 대학 비즈니스 스쿨(University of Dayton Business School)에서 MBA를 취득했다.
제주=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비즈N 탑기사
- 맹승지, 사랑니 빼고 예뻐졌다?…“원래 얼굴보다 괜찮은 듯”
- 배우 김승우, 리틀야구연맹 회장 출마 “새로운 도약”
- 아이유 광고모델 쓴 기업에 불똥?…“해지했다” vs “오히려 잘 팔릴듯”
- “구릿값 비싸다더니…” 밤마다 케이블 야금야금 훔친 60대
- “사람에게 먹힌 것”…英 청동기 유골서 학살·식인 흔적 발견
- god 손호영, 카페 알바 근황…훈훈 미소
- “지점토 씹는 맛” 투뿔 한우 육사시미 ‘충격’…“뿔 두개 달린 소 아니냐”
- ‘강북 햄버거 가게 돌진’ 70대 운전자, 불구속 송치
- 너무 생소해서? 한강 ‘한국어 호명’ 막판 무산된 까닭
- “수업 대신 탄핵 집회” 학생 메일에…“용기 내어 전진하길” 교수 답장
- 흑돼지인데 줄무늬가?…농진청, 유전자 진단 기술 털색 균일성 개선
- ‘중산층’ 신혼부부 無자녀 비중 가장 커…“복지 공백 줄여야”
- 내년 소비 더 위축…국민 53% “가계 지출 줄인다”
- 온누리상품권 환전액, 월 5000만원 제한…구매는 50만원
- 흔들리는 ‘富의 사다리’, 청년 18% 소득계층 하락
- 40대 미혼율, 20년 만에 男 6.7배·女 5.7배 늘었다
- “두 달 새 2억 하락”…서울 대장 아파트값도 ‘주춤’
- 작년 국민 1인당 개인소득 2554만원…서울 ‘2937만원’ 8년째 1위
- 절대 냉장 보관 말아야 할 식품 세 가지…“독성 물질 생성”
- ‘메모리 풍향계’ 마이크론 쇼크… 부진한 2분기 전망치에 반도체 주가 줄줄이 하락